2012 히트상품에 나타난 소비 트렌드 분석해보니… 강남스타일 들으며 애니팡 즐겼다
입력 2012-12-12 21:19
올해 한국인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들으며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애니팡’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2일 ‘2012년 10대 히트상품’ 1위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바일 메신저 게임 ‘애니팡’과 삼성의 휴대전화 갤럭시 시리즈(갤럭시S3·갤럭시노트2)를 2∼3위에 올려놓았다.
이 연구소의 올해 히트상품은 연구소 인터넷 회원 1만970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선정됐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남성과 여성, 모든 연령층을 망라해 ‘만장일치’ 1위로 꼽혔다. 연구소는 “‘말춤’으로 세계인을 사로잡은 싸이의 활약은 ‘한국 가수가 글로벌 스타를 넘어설 수 있구나’ 하는 경이로움과 자부심까지 선사했다”고 평했다.
게임에 필요한 ‘하트’를 얻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는 메시지 때문에 ‘하트 공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킨 애니팡이 그 뒤를 이었다. 히트상품 3위는 휴대전화 갤럭시 시리즈가 꼽혔다. 갤럭시S3는 출시 5개월 만에 3000만대, 갤럭시노트2는 2개월 만에 5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차량용 블랙박스’는 내비게이션에 이어 운전자의 필수품이 됐다는 이유로 4위, 승패를 넘어선 선수들의 휴먼스토리가 감동을 선사한 ‘올림픽 스타’가 5위에 올랐다. 잠깐이나마 수험생과 직장인의 피로를 달래준 ‘에너지 음료’, 스피드에 까다로운 소비자 심리를 공략한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커피 전문점보다 저렴하면서 인스턴트커피보다는 맛있는 ‘고급형 인스턴트 커피’, 건축학개론으로 시작해 늑대소년으로 끝난 ‘관객 1억 시대의 한국영화’, 여행의 새로운 유행을 이끈 ‘캠핑상품’이 뒤를 이었다.
연구소는 이들 10대 히트상품을 통해 나타난 세 가지 올해 소비 키워드로 ‘함께(同)’ ‘업그레이드(革)’ ‘탈출(脫)’을 꼽았다. 싸이의 ‘말춤’이나 애니팡처럼 함께 즐기면 즐거움이 더 커지는 ‘동고동락’형 상품이 주효했고, 갤럭시 시리즈와 LTE처럼 혁신을 이룬 상품이 호응을 얻었으며, 에너지음료와 캠핑상품처럼 불안과 긴장에서 탈출시켜주는 상품이 인기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올해 국내 소비자 성향을 ‘3D’, 즉 ‘심리적 피로감(Discomfort)’과 ‘휴식형 소비(Disburden)’, ‘절약형 소비(Discount)’로 정리한 보고서도 나왔다.
광고회사인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이날 발표한 ‘2012년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따르면 경기 불황으로 인한 피로감으로 절약형·휴식형 소비 심리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향은 전국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드러났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1.1%가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근심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고, 때문에 ‘쇼핑 자체를 자제하고 있다’는 답변이 41.8%에 달했다. 하지만 과반수에 가까운 응답자가 ‘건강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은 아깝지 않다’(49.6%),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가는 편이다’(49.1%)고 답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