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로 떴지만 내 스타일 아니었어요”… 새 앨범 ‘파트 Ⅱ:우리는 없다’ 발표한 정엽
입력 2012-12-12 18:35
싱어송라이터 정엽(본명 안정엽·35)이 1년 2개월 만에 새 음반을 들고 돌아왔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파트Ⅰ:미(Me)’를 잇는 새 앨범 ‘파트Ⅱ:우리는 없다’를 발표한 것. 전작이 절절한 이별의 슬픔을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면 신보에 담긴 곡들은 좀 더 흥겹고 밝아졌다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타이틀곡 ‘우리는 없다’ 만큼은 정엽 특유의 애절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발라드곡이다.
정엽은 음반 발표를 하루 앞둔 11일 서울 서초동 한 소극장에서 ‘신곡 발표회’를 여는 것으로 가수 활동을 재개했다. 취재진 앞에 선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것, 두 가지를 하나로 녹여내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저는 대중과 호흡해야 하는 뮤지션이잖아요. 대중과 (음악으로) 대화하는 데 있어 최대한 어렵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평범하지도 않은 곡들을 만들고 싶었어요.”
음반엔 타이틀곡 ‘우리는 없다’를 포함해 총 4곡이 실렸다. ‘우리는 없다’는 연인과 헤어진 남자의 마음을 ‘이제 너와는 사랑은 없다/ 죽는 날까지 사는 날까지 우리는 없다’는 내용의 가사에 실어 노래한 곡. 정엽은 “마음을 내려놔서 그런지 히트를 했으면 하는 욕심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진짜 만족스러운 음반”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파트Ⅰ:미(Me)’ 타이틀곡인) ‘눈물나’를 발표했을 땐 정말 기대가 컸어요. 음반이 나오기도 전에 제 이름이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리는 거 보면서 ‘대박 나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데 막상 음반이 나오니 별로 반응이 없더라고요. 이번 음반도 외면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껏 그래왔듯 저는 그냥 묵묵히 저의 길을 걸어가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정엽을 거론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건 MBC ‘일밤-나는 가수다(나가수)’다. 2003년 4인조 그룹 ‘브라운 아이드 소울’ 멤버로 데뷔한 10년차 가수지만, 그가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지난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부터였다.
정엽은 올해에도 지난 4∼9월 ‘나가수’를 통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하지만 그는 “솔직히 (‘나가수’ 무대가)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고음을 내지르는 발성 등을 통해) 관객의 말초 신경을 자극해야 좋은 점수를 받는 방식이 저랑 안 맞더라고요. 그래도 제게 정말 고마운 프로그램이긴 해요.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이 많이 생겼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프로그램이죠.”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