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화관의 아트영화 2편… 파우스트, 권력 4부작의 대미-아무르, 노부부의 사랑·이별

입력 2012-12-12 18:34


삶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는 아트영화 2편이 예술상영관에서 선보인다. 액션과 코믹 등 대중영화에 식상한 나머지 좀 더 깊이 있는 작품을 원한다면 관람을 권한다.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내 아트하우스모모에서 상영 중인 ‘파우스트’는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신문로 흥국생명 내 씨네큐브에서 19일 개봉되는 ‘아무르’는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이다.

‘파우스트’는 러시아 알렉산더 소쿠로프 감독의 ‘권력에 대한 4부작’ 완결편이다. 3편까지 히틀러, 레닌, 히로히토 등 20세기 권력자들의 쓸쓸한 말로를 담았고, 4편의 주인공으로는 파우스트를 내세웠다. 독일 작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의 원작을 재해석한 영화는 악마의 유혹과 학자적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파우스트의 고뇌를 철학적으로 담아냈다.

진리 추구를 지상 최대의 목표로 삼은 박사 파우스트(요하네스 자일러). 인간의 근원을 파악하겠다며 인체 해부도 마다하지 않지만 그가 얻은 것은 극심한 생활고뿐이다. 어느 날 신비한 처녀 마가레테(이졸다 디차우크)를 만난 파우스트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완전히 매료되고 만다. 낭만주의 회화를 연상시키는 배경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청소년 관람불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뽑은 ‘2012년 최고의 영화’로 선정된 ‘아무르’는 인생의 황혼기를 보내는 노부부의 사랑과 이별을 그렸다. 하루하루를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음악가 출신의 노부부 조르주(장 루이 트린티냥)와 안느(엠마누엘 리바). 조르주는 갑자기 마비증세를 일으킨 안느를 헌신적으로 돌보지만 어느 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피아니스트’(2001) ‘하얀 리본’(2009) 등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출신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연출 솜씨가 빛난다. 프랑스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가 들려주는 클래식 명곡들은 이 영화의 보너스다. 베토벤의 바가텔, 슈베르트의 즉흥곡, 바흐의 ‘소리쳐 부르나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여’ 등이 감미롭다. 15세 관람가.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