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 정부·軍 우왕좌왕… NSC 황급히 소집
입력 2012-12-12 21:38
북한이 12일 기습적으로 장거리 로켓(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바로 전날 “로켓이 발사대에서 분리되어 수리 중”이라고 밝힌 국방부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발사 이후 “이미 발사 징후를 파악하고 있었다”고 입장을 바꿨지만 정작 비상대기 중이던 위기대응팀의 책임자 계급을 낮춘 것으로 나타나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오후 긴급 소집된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어제 오후 미사일 발사체가 발사대에 장착돼 있음을 확인하고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보 당국이 북한 로켓 발사 징후를 포착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해명이었다. 김 장관은 추궁이 거듭되자 “국방부가 당했다는 것을 승복할 수 없다. 세계 최초로 (로켓 발사를) 적발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통합위기관리 태스크포스(TF)팀의 단장을 기존 소장급에서 준장급으로 한 단계 내렸다. 북한 로켓 발사 태세를 낮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김 장관은 또 언론들이 일제히 “로켓이 발사대에서 분리돼 수리 중”이라고 보도한 것에 대해선 “오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방부를 포함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하루 전 ‘로켓이 수리 중’임을 여러 언론사에 비공식적으로 확인해 줬다. 때문에 김 장관이 정보 판단을 제대로 못한 책임을 언론에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방부는 전날 김 장관과 출입기자단의 만찬 계획을 14일로 잡으면서 “29일까지가 미사일 발사기간이니 이번 주 아니면 시간이 없다”고도 했다. “주말까지는 별일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관계자도 있었다.
남주홍 국가정보원 제1차장은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발사체가 발사대에) 상시적으로 장착돼 있었고 이것을 항상 주시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오늘 그 시간에 발사되는 것은 몰랐다”고 답했다고 민주통합당 정보위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또 로켓 탑재물의 해상도가 가로·세로 100m를 점으로 표시할 정도여서 관측위성 기능을 하기는 어렵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신호음을 통해 3일 안에 로켓 발사 성공 여부를 최종 확인할 수 있으며 핵 투발 능력 구비를 위한 기술 축적, 미·중 새 지도부의 관심 끌기, 김정은 체제 1년 축포 등에 발사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