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 발사서 성공까지… 발사 94초 만에 세종대왕함이 첫 포착
입력 2012-12-13 00:39
동창리 발사<오전 9시49분46초> → 백령도 상공<9시53분28초> → 오키나와 통과<9시58분26초> → 필리핀 해상<10시 5분 2단 추진체 낙하>
12일 오전 9시52분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 상황실에 ‘북한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경보가 울렸다. 장거리 로켓 발사 첫 소식은 변산반도 인근 서해에 배치돼 있던 한국형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전했다. 오전 9시51분10초 이 함정의 SPY-1 위상배열 레이더에 검은 점이 반짝였다.
오전 6시부터 전원이 투입돼 있던 레이더 분석요원들은 바짝 긴장했다. 이들은 10초 만에 이 점이 평북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발사된 로켓이라고 판단했다. 발사시간이 오전 9시49분46초였으니 세종대왕함은 94초 만에 북한 로켓을 발견한 셈이다.
‘오전 9시49분52초’라는 한반도 배치 미국 적외선 조기경보위성(DSP)의 확인에 따르면 88초 만에 북한 로켓을 포착한 셈이다. 지난 4월 13일 ‘광명성-3호’ 발사 때는 세종대왕함이 54초 만에 발견했었다. 세종대왕함은 즉시 합참 상황실에 발사 사실을 통보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 정승조 합참 의장 등이 급히 합참 상황실에 모여 대책을 숙의했다.
북한 로켓은 오전 9시52분28초 동창리에서 45㎞ 떨어진 지점의 고도 98㎞ 상공에서 1단 추진체가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나머지 로켓은 오전 9시53분28초 백령도 180㎞ 상공을 통과, 오전 9시58분26초에는 동창리에서 1367㎞ 떨어진 일본 오키나와 상공을 통과했다.
북한이 예고한 궤적에 따라 서해상에 배치됐던 세종대왕함과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은 초 단위로 로켓 궤적을 추적했다. 초기 궤적은 세종대왕함과 군산 인근 서해상에 대기 중이던 율곡이이함이 추적했고 제주 서방 236㎞에 자리잡은 서애류성룡함은 로켓 추진체가 일본 오키나와 상공으로 진입하기까지의 궤적을 쫓았다. 지상에 배치된 그린파인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피스아이)도 가동됐다.
합참 상황실은 로켓이 오키나와 상공을 통과하면서 발사 성공 가능성이 커지자 분위기가 어두워졌다. 2단 추진체의 오키나와 상공 통과가 관찰된 지 4초 만인 오전 9시58분30초에 1단 추진체가 4조각으로 나뉘어 서해 변산반도 서방 138㎞ 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이 국제 기구에 통보한 1차 추진체 낙하 지점과 거의 같았다. 오전 9시59분06초에는 1단 추진제를 감쌌던 페어링 역시 4조각으로 쪼개져 제주도 서방 86㎞ 지점에 떨어졌다. 동창리로부터 656㎞ 떨어진 곳이다. 오전 10시5분쯤 2단 추진체는 성공적으로 분리돼 동창리에서 2600㎞나 떨어진 필리핀 근해에 떨어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예고했던 지점과 인접한 곳”이라고 말했다.
합참은 오전 10시 전군에 비상경계령 ‘진돗개2’를 발령했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지 5시간이 지난 오후 3시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 2, 3단 추진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탑재물이 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했는지 확인 중”이라고 브리핑했다. 앞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미국의 미사일 감시 시스템 추적 결과 북한은 성공적으로 물체를 위성 궤도에 진입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현재 우리 해군은 우리 영해에 떨어진 북한 로켓의 1단 추친체 잔해물을 수거하기 위해 탐색작전에 돌입했다. 해상 및 해저 기뢰를 전문으로 탐지하는 소해함(기뢰탐색함) 4척을 변산반도 서방과 제주도 서방에 파견해 샅샅이 수색 중이다. 음파탐지기를 갖춘 초계함 10여척도 투입돼 금속물질을 탐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