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 美, 북한 핵무장 진전 우려 “상응 대가 경고”

입력 2012-12-12 19:04


미국 정부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가 알려진 직후부터 긴박하게 움직였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당직자는 로켓 발사 50분 후인 11일(현지시간) 오후 8시40분쯤 기자의 전화에 “회의 중”이라며 황급히 수화기를 내렸다.

로켓 발사 당시 국무부 당국자들은 워싱턴 주재 일본대사관저에서 열린 일왕 생일 파티에 대거 참석하고 있었다. 최영진 주미대사와 황준국 정무공사도 이 자리에 있었다. 오후 8시쯤 발사 소식이 전해지자 참석자들은 황급히 자리를 떴다.

국방부와 국무부 등 주요 외교·안보라인이 참석한 회의를 거쳐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나온 것은 발사 후 약 4시간 만인 오후 11시40분이었다.

성명은 로켓 발사를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과 결의에서 경고했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체’라고 규정하고 “국제사회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면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기 위해 일치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리 결의를 구속력으로 삼아 중국과 러시아도 대북 제재에 동참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북한이 핵무장에 더 다가간 점이 미국에겐 가장 큰 부담이다. 연방 하원 외교위원장인 일리애나 로스-레티넌(공화ㆍ플로리다) 의원도 성명을 발표, “이로써 북한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국 동맹은 물론 미국 본토를 위협하기 위해 핵탄두미사일 생산이라는 목표에 한 발짝 다가가고 있음이 확실해졌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핵실험도 그다지 멀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며 “김정은이 좀 더 부드럽게 나올 것이란 기대도 사라졌고, 오바마 정권의 대북 정책 방향도 더 복잡해졌다”고 전망했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은 “북한은 상당한 기술을 축적했고 강성대국의 완성을 위한 한 방편으로 핵과 미사일 기술 확보에 주력해 왔다”면서 “이번 발사가 성공한 것으로 확인되면 북한은 미국의 중대 안보위협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김지방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