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 “ICBM은 더 빠른 속도·대기권 재진입 기술력 필요”… 미사일 전문가들 분석

입력 2012-12-12 21:33


북한이 12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보유 ‘초읽기’ 단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위성궤도 진입까지 성공한 로켓 ‘은하3호’의 사거리는 1만㎞로 추정된다. 북한이 평북 동창리나 함북 무수단리 미사일 기지 두 곳에서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국 서부 해안까지 도달하는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얘기다. 군 소식통은 12일 “일부 전문가들은 발사 궤적과 추락물 위치 등으로 추산할 경우 최대 1만3000㎞까지 될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거리가 1만3000㎞에 달할 경우 미국 전역이 타격 가능하다.

북한이 지난 4월 발사 때 1단 분리 직후 로켓 전체가 공중에서 폭발했던 결함과 2009년 발사한 ‘은하2호’ 로켓의 최종 3단 분리 실패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로켓은 2009년 4월 발사해 6700㎞를 날아갔던 ‘은하2호’의 ‘노동-A’ 엔진을 개량한 ‘노동-B(무수단)’ 엔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발사 기술력은 확보했지만 ICBM의 실전 배치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연세대 윤웅섭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곧바로 ICBM으로 갈 수는 없다”면서 “이번 로켓과 달리 ICBM은 훨씬 빠른 속도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ICBM은 대기권 재진입 때 최고 마하20의 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6000∼7000도의 고열이 발생한다. 탄두가 이런 고열과 압력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엄청난 마찰열을 견디는 내열재료 제조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핵탄두 운반 능력은 입증했지만, ‘진짜’ ICBM이 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핵탄두 제조 능력도 아직은 의문이다. 북한이 핵 농축 물질은 확보했으나 이를 탄두용으로 소형화하려면 다른 전문기술 능력이 요구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주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전환하려면 탄두 설계 및 장착 기술, 탄두 목표지점 투하를 위한 항법·유도장치 기술 등이 추가로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번 발사 성공으로 100∼1만㎞에 이르는 단·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전력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 남한 수도권 및 강원 지역을 겨냥한 KN-02미사일(사거리 100㎞), 남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스커드B와 스커드C(사거리 300∼500㎞), 일본 주둔 미군기지까지 타격 가능한 사거리 노동(1300㎞) 미사일을 가지고 있다. 2007년에는 사거리 3000∼4000㎞의 무수단 미사일도 10∼12기를 배치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