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조훈현 무릎 꿇다
입력 2012-12-12 17:51
추억의 승부사들을 만나 볼 수 있는 반가운 대회가 2010년 새롭게 탄생했다. 만 50세 이상 기사들만 참가할 수 있는 대주배는 시니어기전으로 올해로 3회째. 첫 회에는 조훈현 9단이 서봉수 9단을 물리치며 초대 챔프로 등극해 건재를 과시했다. 하지만 2회 대회에서는 1970∼80년대 ‘조서시대’에 가려 40년 동안 13번의 준우승만 차지하며 단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던 서능욱 9단이 조훈현 9단을 상대로 한풀이를 했다.
지난달 9일 시작된 3회 대회에도 60여명의 기사들이 참가해 불꽃 튀는 대결을 펼쳤다. 그리고 지난달 29일 본격적으로 펼쳐진 8강전에서 대이변이 연출됐다. 1회 우승자 조훈현 9단과 ‘대전 신사’ 안관욱 8단의 대결. 바둑은 팽팽하게 긴 승부로 이어졌다.
<장면도> 시종일관 비슷한 형세로 어떤 식으로 판을 정리해 나갈지 어려운 국면. 이때 백1이 반상 위에 떨어졌다. 백1은 두 칸 벌린 곳에서 상대의 뒷맛을 노릴 수 있는 상용의 맥점.
<참고도> 흑1로 아래로 받는 수는 백2로 끊어오는 수가 있다. 3으로 한 점을 제압할 수 있지만 6을 교환한 후 8로 중앙으로 머리를 내민다면 흑은 양쪽으로 차단되는 모양. 흑이 갈라져서는 실리 손실도 크지만 양쪽을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전도> 실전에는 흑1로 위로 젖혀왔다. 하지만 백은 2로 끊은 후 8을 교환하고 10으로 밀고나오는 수가 여전히 성립한다. 흑은 11, 13으로 물러서서 건널 수밖에 없는 상황. 백은 흑을 납작하게 만들고 14로 이어 두텁게 처리했다. 이 바둑은 결국 안 8단이 끝내기에서 반집 승리를 이끌어냈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