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의 기적] (12·끝) 좌담-캠페인을 마치며
입력 2012-12-12 17:42
“치유 필요한 곳에 주님 사랑 부지런히 실어나를 것”
국민일보와 월드비전은 지난 9월 말부터 ‘밀알의 기적’ 캠페인을 전개, 지구촌 빈곤 퇴치를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아프리카와 아시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알바니아 등 세계 곳곳에서 고통 받는 아이들의 실상을 현장 취재를 통해 생생하게 알렸다. 이번 캠페인을 마치며 이철신 월드비전 이사장, 박종삼 월드비전 전 회장,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이 지난 4일 한자리에 모여 ‘밀알의 기적’ 캠페인에 대한 소감과 그리스도인의 나눔과 선교, NGO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좌담 참석자
△이철신 월드비전 이사장
△박종삼 월드비전 전 회장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
(사회=김무정 종교부장)
-지난 9월부터 시작된 ‘밀알의 기적 캠페인’에 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모금에 동참하며 관심을 보여 주셨다. 이제 12월로 캠페인을 마치게 되었는데 소감은.
△이철신 이사장=기독교의 유일한 일간지인 국민일보가 월드비전이라는 대표적인 구호기관과 좋은 취지의 캠페인을 펼쳐 교계는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어 기쁘고 감사하다.
△박종삼 전 회장=내가 월드비전 회장 재임 시에도 국민일보와 함께 이런 캠페인을 펼쳤던 것으로 기억한다. 늘 하나님의 시선으로 모든 것을 비추는 국민일보가 월드비전의 활동을 지원해 준 것에 특별히 감사드린다.
△양호승 회장=이번 캠페인을 통해 전국적으로 많은 교회와 성도들 그리고 믿지 않는 분들도 후원에 동참해 주셨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기도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일하는 단체로 계속 발전해 나가겠다.
-총 11회를 통해 세계 곳곳의 사연과 후원에 동참하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가 소개됐는데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다면.
△이 이사장=늘 심각하게 생각했던 식수문제로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주님의 사랑과 치유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아직도 너무 많다는 걸 알았다. 그 손과 발이 되어서 주님의 사랑을 부지런히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한국의 성도들과 월드비전이 감당해 나갔으면 한다.
△박 전 회장=유럽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쉽게 갈 수 없는 곳인데 지난 10회에 소개가 된 걸 읽어봤다. 우리나라처럼 내전의 아픈 역사를 가진 보스니아의 현실이 마치 60여년 전 한국의 참상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전쟁을 겪은 30∼40대의 사람들이 사회의 기반이 되어 주지 못하고 정신적 외상과 실업으로 희망을 잃고 빈곤이 악화되어 가고 있는 모습에 아프리카와는 또 다른 심각한 지구촌의 빈곤문제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양 회장=몽골에 다녀오신 제주도 목사님들이 본인들이 후원하고 있는 아동카드를 들고 환하게 웃고 계신 사진이 기억에 남는다. 몽골에 가서 가난 때문에 학교에도 갈 수 없고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만나 후원 약속을 하고 오셨다고 들었다.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고 감동 받은 것을 실천으로 옮겨주신 이야기를 듣고 믿음과 실천이 합치되는 참된 신앙인의 모습을 보았다.
-한국교회가 선교와 구제, 봉사에 많은 관심과 정성을 쏟고 있다. 크리스천으로서 선교와 구제에 대한 바른 성경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 정의를 내린다면.
△이 이사장=예수님의 섬김은 아가페적 ‘사랑’을 바탕으로 병든 자를 고치시고 배고픈 자를 먹이시는 것이었다. 이런 사랑의 실천이 바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다. 또 예수님은 어린 아이가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고 하셨다.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인 성도들은 이런 예수님의 사랑과 어린이에 대한 관심을 당연히 따라야 한다.
△박 전 회장=그리스도인의 봉사는 하나님 말씀의 실천으로서 신앙과 생활의 일치성을 말한다. 그리스도인의 봉사는 복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의 주제도 결국 그런 것이다. 죽어가는 이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이 성탄절이고, 예수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양 회장=간혹 후원자 중에 선교와 봉사를 혼동하는 분들이 있다. 외국에 직접 교회를 짓거나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더불어 급박한 재난 현장에서 목숨이 위태로운 사람들에게 구호물자를 전하고 가난으로 고통 받는 지구촌 이웃들이 제 힘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대가 없는 나눔을 실천하는 것 역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사회에서도 나눔 문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월드비전도 큰 일조를 하고 있다. 어떤 평가를 하는가.
△이 이사장=월드비전은 교회에서부터 시작된 기관이다. 한경직 목사님이 앞장서시고 밥 피어스 목사가 미국 교회를 중심으로 모금운동을 시작하면서 커진 기관이 월드비전이다. 교회가 들어갈 수 없는 지역에도 들어가서 ‘투명하고 전문적’으로 일하고 있다. 예수의 사랑을 전하고, 교회가 해야 할 일을 가장 효율적으로 한다고 평가한다.
△양 회장=우리나라가 정말 세계로 나아가려면 나눔 문화 역시 중요하다. 월드비전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눔 사역을 할 수 있는 인프라와 전문성, 경험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교회나 기업에서 나눔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면 월드비전을 활용하라고 말하고 싶다.
△박 전 회장=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나눔 DNA’는 절대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 월드비전의 일은 하나님 사랑이고 이웃사랑이다. 이웃사랑은 특히 국내외 죽어가는 사람을 돕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월드비전은 이런 의미에서 복음을 실천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우리가 도와야 할 많은 아이들이 있다. NGO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신다면.
△이 이사장=매일 수많은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또 전쟁과 가난, 아동노동 등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너무도 많다. 이러한 지구촌 상황에서 우리 교회와 기독NGO들은 지구촌의 필요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섬김의 구제사역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박 전 회장=해외원조단체협의회 기준으로 해외개발NGO가 국내에 70여개가 있다. NGO 간의 경쟁이 있다. 잘못하면 지나친 경쟁이 생기고 서로 단절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은 바람직하지 않다. 서로 협력해야 한다.
△양 회장=대한민국 나눔 문화를 확산해 나가는 협력의 관계로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 최근 NGO가 많이 생겼고 이 때문인지 서로에 대한 경계도 심하다. 우리에겐 60년 동안 쌓은 노하우가 있다. 그래서 나눔의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서로 돕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이제 2012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13년 새해에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 이사장=최근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 많고 실망한 사람도 많지만 성도들이 먼저 회개하고 기도하면서 예수님의 모습을 따라가고자 노력한다면 하나님의 사랑으로 온 세상을 밝힐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박 전 회장=가난하고 힘없는 자를 먼저 돌보라는 하나님의 말씀처럼 월드비전과 같은 전문구호 NGO가 하는 일에 많이 동참해 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주님의 사랑을 널리 함께 전파해 주시기를 소망한다.
△양 회장=작은 나눔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요즘 다시 한번 하나님의 긍휼을 되새기고 나눔을 실천하길 당부 드리고 싶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서 전국적으로 많은 교회와 성도들 그리고 또 믿지 않는 분들도 후원에 동참해 주셨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기도에 감사드리며, 월드비전은 앞으로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일하는 단체로 계속 발전해 나가겠다.
정리=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