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오종석] 경제 살릴 대통령이 필요하다
입력 2012-12-12 19:41
대선이 꼭 1주일 남았다. 여야 대선 후보들은 막판 표 몰이에 여념이 없다. 서로 민생 대통령을 자임하면서 노동현장, 시장을 찾아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시장에서 은갈치를 들어 보이고 과메기 목걸이를 목에 걸며 친서민 후보임을 내세우고 있다.
공약도 난무한다. 이들의 말을 빌리면 새 대통령에 당선되면 마치 모든 게 이뤄질 것 같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개된 공약을 보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일자리 걱정이 없고 행복한 복지국가가 기다리고 있다. 주요 후보들이 경제민주화를 기치로 내걸고 있어 다 같이 잘사는 나라도 실현될 모양새다.
민생문제에 진지한 고민 없어
하지만 국민들은 다 안다. 이들이 외치는 소리가 얼마나 공허한지. 이들이 내건 공약이 얼마나 실현성이 떨어지는지. 지난 10일 TV토론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경제 관련 TV토론을 지켜본 국민들은 적잖은 실망감에 빠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 모두 별로 희망을 보여주지 못했다. 장기침체에 빠져든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민생을 어떻게 살필 것인지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없어 보였다.
우리 경제성장률은 올해 2% 초반에 그칠 전망이다. 국제 금융기관들은 내년에도 3%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만큼 소비가 위축되고 일자리가 줄어들어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진다는 의미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L자형 장기저성장과 불황에 진입하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우리 경제가 인구증가율 감소와 고령화, 신성장동력 부재에 글로벌 경기둔화까지 겹쳐 저성장·저금리 시대로 급격히 진입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1990년대 일본의 초기 상황과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다”며 일본식 ‘잃어버린 10년’이 재연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앞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유럽 재정위기는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충격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 경제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세계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1930년대 대공항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금융당국 수장들의 이 같은 진단에 국민은 떨고 있다. 우리 경제가 어떻게 흘러갈지 걱정하고 있다. 서민들은 겁을 잔뜩 먹고 지갑을 닫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선 후보들은 뜬구름만 잡고 있다. 서민대통령을 주창하지만 정작 서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인 해법이나 목표는 제시하지 못한 채 그럴싸한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경제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지 자신 있게 대안을 내놓는 후보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서민들은 이번 대선에서 경제문제,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실 국민은 대선 후보들이 박정희·노무현 정부 때 잘잘못을 따지는 것에 큰 관심은 없다. 지금 대통령이 경제살리기를 위해 임기 마지막까지 어떻게 할 것인지, 차기 대통령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이다.
TV토론이 끝난 당일 한 택시기사는 이렇게 말했다. “속 시원히 우리 경제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가 없다. 어느 누구도 진짜 서민을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정말 답답하다.”
좀 더 구체적인 해법 제시해야
대선 후보들은 지금이라도 좀 더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것이며, 경제성장을 이룰 것인지. 유권자는 눈을 부릅떠야 한다. 어떤 후보가 진정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을지. 그리고 꼭 투표를 통해 이런 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
오종석 경제부장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