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 - 종교인과 신앙인 (31)] 성탄(聖誕)이 없는 성탄절
입력 2012-12-12 17:01
우리 회사는 매년 12월 25일 성탄절을 앞두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장식을 한다. 올해도 크리스마스트리를 준비해 나름대로 멋지게 만들어 세웠다. 직원들도 기뻐하고 회사에서 연말 분위기가 난다고들 했다.
그런데 멋있게 세워진 성탄트리를 바라보다 보니 제일 중요한 ‘성탄’이라는 글자가 빠져 있었다. 나는 바로 총무팀 직원에게 ‘성탄’이라는 글자를 붙이라고 지시했다. 크리스마스트리 그 자체는 하나의 장식물에 불과하다. 아기예수의 탄생이 하나님께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구속사의 첫 시작이기에 성탄의 의미가 큰 것이고 또 그것을 기념하고자 하는 것이기에 ‘축 성탄’이라는 글자를 붙이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내게 지시를 받은 직원이 며칠에 걸쳐 크리스마스트리에 붙일 ‘성탄’이라는 글자를 사기 위해 반포 일대와 남대문 일대를 돌아다녔으나 없었다고 한다. 도저히 구할 수가 없어 붙이지 못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나는 이 사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크리스마스 장식을 전문적으로 파는 강남 고속터미널 상점을 직접 돌아봤다. 그런데 정말로 ‘성탄’이라는 글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른 장식품들은 새롭고 화려한 것으로 상점마다 넘쳐났다.
성탄이 없는 성탄절. 이것이 요즘의 세태를 그대로 반영해 주는 것이라 여겨진다. 교회나 성당 등 모든 건물에 산타는 있어도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글귀는 이처럼 사라져 버린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다. 즉 겉은 멀쩡하나 속은 비어버린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언젠가 일본에 갔을 때, 아주 멋있는 교회당을 보고 감격했던 적이 있었다. 이렇게 교회를 예술적으로 잘 지었느냐고 감탄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 곳은 교회 건물만 있고 교인은 전혀 없는 예식장이라고 했다. 교회에서 멋진 사진을 찍고 경건해 보이라고 상술로 만든 예식장이었던 것이다.
유럽도 비슷했다. 멋있는 성당과 교회는 많은데 교인은 없고 관광객만 넘쳐나는 광경을 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이처럼 성탄의 주인은 없고 하객만 넘치는 한국 교회.
또 어떤 기독교단체에서는 이웃 종교들을 성탄 축하 예배에 초청한다고 한다. 불교의 스님과 천주교의 신부님들이 온다고 한다. 참으로 너그럽고 포용력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이 종교다원주의적 신학 배경에서 나온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예수님 없이는 구원도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내 생각으론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세계 평화를 위하여 모든 종교가 협력하고 함께 가자고 한다. 그리고 모든 종교에 구원이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예수님만이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신앙인은 꽉 막인 신앙인으로 대접받기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예수님을 빼고 함께 가자는 구호는, 평화와 섬김이라는 그럴 듯한 메시지에 우리가 현혹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의 신앙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지 않으면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세상이 되었음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내년부터 베리칩을 시행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한국교회가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굼하지만 말세에 이마나 손에 짐승의 표를 받는다는 성경말씀이 분명히 있다.
나는 이 베리칩이 짐승의 표가 아닌가 여겨져 여러 목사님께 질문을 해 보지만 아직 여기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놓는 분을 보지 못했다.오히려 베리칩이 짐승의 표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라는 대답이 더 많은 것 같다.
누구를 믿고 올바른 판단과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가를 잠시 고민해 보았다. 그래서 요한계시록을 계속 더 공부하고 있다. 그래서 성경 말씀을 더 공부하고 싶다.
예수님 없는 교회가 요즘 늘고 있다. 그리고 예수님을 믿지 않는 목회자가 늘고 있다고 한탄하시는 어느 목사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신앙이 없는 이 때, 자신의 신앙을 확실히 지킬 믿음을 위해 더욱 더 기도하고 말씀에 매달려야 할 것이다.
지금의 시대적 때는 저녁 11시 가까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주여. 주님을 배반하지 않는 믿음과 시험의 때를 이길 신앙을 주시옵소서.”
성탄절을 앞둔 이 때 성령이 함께 하심을 간절히 구하며 조용히 기도해 본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