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전시회 준비 위해 방한 美 팀 버튼 감독 “기발한 캐릭터 어린시절 감성서 나와”
입력 2012-12-11 19:49
영화 ‘가위손’ ‘배트맨’ ‘혹성탈출’ 등 독특한 작품세계로 유명한 미국의 팀 버튼(54) 감독이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영화 홍보를 위해서가 아니라 12일부터 내년 4월 14일까지 서울 서소문 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미술 전시회 준비를 위해서다.
11일 전시 프리뷰를 가진 그는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늘 오고 싶어 했던 곳인데 이렇게 오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캘리포니아미술학교를 다닌 그는 스케치와 드로잉 등 수많은 미술작품을 갖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어린 시절에 그린 습작부터 회화, 데생, 사진, 영화용 캐릭터 모형 등 7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아이들은 누구나 그리기를 좋아하고 거기서 즐거움을 찾습니다. 아이들 그림은 모두 훌륭한데 단순하면서도 위트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아이들의 그림을 보는 걸 좋아합니다. 저 역시 그때의 감성을 기억하려고 노력하지요.”
기발한 캐릭터와 이야기가 있는 영화들을 만든 상상력도 어린 시절의 감성에서 나온 것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은 그의 미술작품으로 2009년 전시를 열어 성공을 거뒀고, 이 전시를 이번에 한국에서 열게 됐다.
할리우드 월트디즈니에서 애니메이터로 4년간 일하다 실사 영화에 입문한 그는 영화를 만드는 이유에 대해 “창작 과정 그 자체를 즐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디자이너와 배우, 여러 분야의 예술인들과 협업을 해야 하는데 그들과 함께 일하다 보면 영감을 많이 받게 돼요.”
‘가위손’부터 최근작 ‘다크 섀도우’까지 할리우드 스타 조니 뎁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것과 관련, “페르소나(감독의 분신)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버튼 감독은 “페르소나는 아니고 조니 뎁이야말로 감독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해 표현해주는 배우”라며 웃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