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경기 침체로 대형 해양 투자사업 좌초 위기

입력 2012-12-11 20:08

전남도가 추진 중인 조선타운과 풍력사업이 경기 침체로 찬서리를 맞고 있다. 투자자가 없어 해양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형 현안들이 잇따라 좌초될 형편에 놓였다.

전남도는 11일 “신안조선타운이 실시설계 2년이 지나도록 착공되지 않아 특수목적법인(SPC) 서남조선산업개발㈜의 사업권 취소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예금보험공사가 당초 SPC의 지분 15.8%를 갖고 참여한 부산저축은행의 매각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도는 이달 말까지 SPC주식과 채권 등 매각대상 자산 360억원을 인수하는 민간 투자자가 없을 경우 신규 투자자 물색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조선업계에 불어 닥친 불황으로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수년째 표류해온 신안조선타운은 대폭 축소되거나 백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해상 풍력설비기지화 사업도 마찬가지다. 이 사업은 세계 풍력시장의 20%를 차지하는 덴마크 베스타스와 포스코에너지의 합작투자가 늦어지면서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도는 올해 안으로 풍력터빈(바람을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회전형 기계)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하지만 베스타스가 재무구조 악화로 공장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슬며시 발을 뺀 상태여서 사업이 원점을 맴돌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도 철강업계의 침체로 투자여력이 없어 사실상 풍력사업에서 손을 뗐다. 베스타스와 포스코에너지는 당초 지분 49대51로 대불산업단지에 대규모 풍력 터빈공장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도는 우여곡절 끝에 새 투자자로 선정된 두산중공업과 18일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내년 육상 풍력터빈 조립공장을 세우고 2016년부터 해상 풍력터빈공장을 추가로 짓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당초 전남도의 사업목표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도 관계자는 “신안조선타운과 풍력사업이 참여기업들의 불황으로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며 “사업규모를 줄이더라도 두 사업 모두 원활히 추진되도록 다각적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