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수학·과학 성취도 평가에서 세계 최상위권을 기록했지만, 흥미도나 자신감은 세계 꼴찌 수준으로 드러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가 50개국 초등학교 4학년 학생과 42개국 중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 변화 국제비교연구(TIMSS) 2011’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TIMSS는 4년 주기로 대상 국가 학생에게 수학·과학 시험을 보게 한 뒤 평균 점수로 국가별 성취도를 공개한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0년 12월 150개 초등학교 4학년생 4335명, 150개 중학교 2학년생 5167명이 시험을 치렀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4학년생의 수학 성취도는 2위, 과학 성취도는 1위로 나타났다. 중학교 2학년생은 수학 성취도가 1위, 과학 성취도가 3위였다. 특히 중학교 2학년생은 4년 전(TIMSS 2007)에 비해 수학은 2위에서 1위로, 과학은 4위에서 3위로 1단계씩 순위가 올랐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과학에 대한 흥미도와 자신감은 성취도와 전혀 딴판인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한 성취도에 비해 수학·과학 공부를 ‘좋아한다’, 공부에 ‘자신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세계 꼴찌였다.
특히 중2 학생의 경우 수학·과학 공부를 좋아한다고 답한 학생은 수학 8%, 과학 11%에 불과했다. 이 같은 비율은 수학은 슬로베니아(6%) 다음으로 낮고, 과학은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였다. 조사대상국 전체 평균(수학 26%, 과학 35%)에 비해 상당히 낮다.
초등학교 4학년생도 흥미도 순위에서 수학이 23%로 최저였고 과학이 39%로 조사 국가 중 세 번째로 낮았다.
흥미도에 이어 수학·과학 과목에 대한 자신감도 성취도에 비해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성취도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던 중학교 2학년생들 중 단 3%만이 ‘수학에 자신이 있다’고 답했으며, 과학 과목에 대한 자신감도 4%에 불과에 국제 평균 14∼20%에 크게 못 미쳤다. 초등학교 4학년생도 자신 있다고 답한 학생이 수학 11%, 과학이 15%로 수학은 일본 다음으로 낮고, 과학은 최하위였다.
성태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수학·과학에 대한 흥미가 낮은 것은 동양권 국가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라며 “우리나라와 같은 동양문화권은 교육풍토가 학생들을 칭찬해 주거나 격려하는 문화가 아니고 평가도 상대비교 평가라 항상 부모들이 더 잘하라고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
수학·과학 성적 세계 1위… 흥미도는 꼴찌
입력 2012-12-11 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