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매출 조세피난처로 옮겨 2조1600억원 세금회피… 美·유럽당국 분노

입력 2012-12-11 18:30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포털업체 구글이 조세피난처로 매출을 옮기는 방식으로 지난해에만 20억 달러(2조1600억원) 가까운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이 구글의 네덜란드 자회사에서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구글은 버뮤다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98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이 발생하도록 했다. 버뮤다는 법인세가 없는 국가다. 98억 달러의 매출은 지난해 구글이 거둬들인 세전이익의 80%에 달한다. 구글은 조세피난처 덕분에 당초 지불해야 할 세금의 절반정도를 내지 않아도 됐다.

통신은 구글과 같은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전략이 유럽연합(EU)과 미국 세무당국을 분노케 했다고 전했다. 프랑스와 영국 이탈리아 호주 등은 구글이 현지에서 벌어들인 수입을 다른 나라로 빼돌려 세금을 회피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구글은 그동안 아일랜드나 네덜란드에 설립한 자회사에서 인세를 버뮤다에 설립한 로펌에 지불하는 방식으로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회피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 EU 집행위원회는 유럽에서 탈세규모가 1조 유로에 달한다며 조세피난처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탈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국의 분위기가 좋지 않자 구글은 성명을 통해 “영국의 경우 2000명의 직원을 고용했고 새로운 기술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제2기 행정부에서 재무나 상무장관 물망에 올랐던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장관직에 미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구글이 내 고향이고 연방정부의 어떤 직책도 관심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