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드론… 레이저 무기 장착한다
입력 2012-12-11 18:30
영화 ‘스타워즈’처럼 비행 중인 전투기가 상공에서 레이저 광선을 쏘아 적기를 격추하는 장면이 현실화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초창기 정찰 임무에서 벗어나 최근 조준 폭격 등 준군사작전에 동원되는 드론(Drone·무인기)이 몇 년 뒤에는 첨단 레이저 무기까지 장착할 것이라고 11일 보도했다.
미 항공방산업체 제너럴아토믹스(GA)사는 시험운용 중인 무인기 ‘프레데터 C 어벤저’에 새로운 차원의 레이저 무기 ‘고에너지 액체레이저 방위시스템(HELLADS)’을 탑재할 계획이다.
프레데터 C 어벤저에 장착되는 레이저 무기는 적국의 군사시설을 정밀 타격하고, 드론 요격을 위해 발사된 미사일을 격추하는 역할을 한다. 상대방의 레이더망을 교란시키는 기능도 갖췄다. 150㎾급 광선을 쏘는 레이저 무기는 항공기를 격추시킬 정도의 파괴력도 지니고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HELLADS는 액체와 고체 상태의 레이저를 결합해 레이저 무기 크기와 중량을 대폭 줄였다. 드론 프로젝트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레이저 무기는 2017년 실전 배치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무인기의 제약요인이 없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제너럴아토믹스는 지난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첨단연구기획국(DARPA)과 HELLADS 성능 개선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레이저 무기의 항공기 탑재는 제한적으로 허용돼 왔다. 레이저 무기는 과열 방지를 위해 거대한 냉각장치를 필요로 하는 만큼 초대형 항공기에만 장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드론 자체의 성능 역시 대폭 향상됐다. 강력한 제트엔진을 장착한 프레데터 C 어벤저는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탑재하고 스텔스 기능도 갖추고 있다. 1회 작전시간은 20시간을 넘고, 최대속력은 기존 무인기보다 3배가량 빠른 시속 740㎞에 달한다. ‘프레데터’나 ‘리퍼’ 등 현재 운용 중인 무인기는 헬파이어 미사일 2대만 장착이 가능하고 비행시간 역시 짧았다.
드론의 효율성이 입증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등은 적극적인 드론 활용에 나섰다. 제너럴아토믹스에 따르면 최신예 전투기 1대 운용비용은 드론 12대 비용과 맞먹는다. 특히 병력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레이저 무기까지 갖춘 드론의 실전 배치가 다가오면서 반대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국방 관료들과 법학자들은 무인기를 이용한 인명 살상 명령이 너무 쉽게 내려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 암암리에 드론을 운용하면서 목표를 제거하는 미 중앙정보국(CIA) 등을 비난하는 여론도 세지고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