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미얀마] 아이들 ‘곰 세 마리’ 동요 맞춰 신나는 율동
입력 2012-12-11 19:30
경제·문화 한류가 물결친다… 국민일보 기자들 4개국 르포
미얀마 양곤 시에 위치한 사회복지부 1번 유치원에는 교사 8명이 150여명의 3∼5세 아동들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 5일 기자가 찾은 한 교실에서 10여명의 아이들이 ‘곰 세 마리’ 동요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었다. 교사 중 유일한 외국인인 황경숙(21)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은 “아이들이 한국 동요를 좋아한다”며 “처음엔 낯설어 했지만 지금은 어느 선생님보다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황씨는 지난해 8월 미얀마 정부 요청으로 부임해 아이들 교육은 물론 현지 교사들에게 유아교육이론과 실기교육을 전수하고 있다. 데데 징(42·여) 원장은 “미얀마 대학에는 유아교육학과가 없기 때문에 체계적 교사 양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황씨의 활동은 1번 유치원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에 고마움을 표했다.
KOICA 봉사단원은 현재 미얀마에서 18명이 활동하고 있다. 태권도, 컴퓨터, 수의학, 장애아 특수교육 등 분야도 다양하다.
특히 미얀마 정부가 외국 봉사단원 입국을 허락한 나라는 지금까지 한국이 유일하다. 1991년부터 시작된 KOICA 봉사단 활동은 20년 넘게 이어지며 117명의 봉사단원이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갔다. 주미얀마 한국대사관 김동배 참사관은 “ODA(공적개발원조)의 ‘큰손’ 격인 미국은 경제제재를 가한 전력이 있고, 일본 역시 과거 식민지 지배 역사 때문에 미얀마 정부가 봉사단원 활동을 불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급격한 민주화와 경제 개방으로 ‘기회의 땅’으로 부각한 미얀마에는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 기업의 치열한 선점 경쟁이 진행 중이다. 언뜻 ODA와 한국 기업의 수익 창출은 별개의 사안으로 보이지만 20년 동안 이어진 우리의 ODA는 한국 기업 진출에도 단단한 밑받침이 되고 있다.
김해용 주미얀마 대사는 “미얀마 정부는 경제제재 등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꾸준히 미얀마에 ODA 사업을 진행한 한국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ODA 사업이 한국 기업들의 투자 및 진출에 보이지 않는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곤=글·사진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