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나라도 에너지혁명 가능?… 셰일가스 있어도 지면구조에 따른 채취비용이 문제
입력 2012-12-11 18:09
셰일가스는 미국에만 있는 게 아니다. 캐나다와 멕시코,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인도에도 상당한 양의 셰일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제리와 리비아, 심지어 산유국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도 ‘셰일가스 생산국’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중국에 가장 많은 셰일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그러면 이들 지역에서도 미국 같이 셰일가스 혁명이 반복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지형과 지질, 에너지산업 경쟁력, 제도 차이 등으로 최신 기술을 수입하더라도 미국 같은 효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셰일 가스를 채취할 수 있지만 미국처럼 낮은 비용으로 양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얘기다.
셰일가스는 수직으로 내려간 뒤 수평으로 파고들어가 수압파쇄법을 통해 채취된다. 미국의 경우 평탄한 지면에 셰일(퇴적암) 층이 수직으로 층층이 겹쳐 있어 가스 채취가 용이한 지질구조다.
하지만 유럽과 아시아의 경우 광대한 평탄지면이 많지 않은데다 지층도 굴곡된 곳이 대부분이다. 수평 시추를 통해 처음에는 셰일가스를 뽑아낼 수 있지만 얼마 안가 다른 암석층을 만나게 된다는 의미다.
미국은 사유지가 많아 채굴업체가 땅주인에게 초기 사례금을 주면 시추를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국·공유지가 많은 아시아와 유럽은 사업 진척이 더딜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의 경우 지질 정보가 국가기밀로까지 분류돼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타이트 오일’ 채굴의 주역은 BP나 엑손모빌 등 석유메이저가 아니라 드본에너지, 체사피커에너지 등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소규모 에너지기업이다.
에너지컨설팅기업 ARI인터내셔널의 스콧 스티븐스 박사는 “높은 위험을 무릅쓰는 벤처 에너지기업에 자금을 대줄 금융시스템의 존재도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미국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