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7] 수도권, 朴 약진에 박빙… 피말리는 반집승부
입력 2012-12-11 18:52
“수도권을 잡는 자가 최후에 웃는다.” 선거 전문가들은 18대 대선의 마지막 승부처로 하나같이 수도권을 꼽고 있다. 서울·인천·경기의 수도권은 전체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유권자가 많다. 이번 대선에선 그 비중이 49.4%로 과거보다 더 늘었다. 지지 후보가 비교적 뚜렷한 영남, 호남과 달리 수도권 표심은 쉽게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다. 막판까지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유동성도 큰 편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선거를 일주일 남겨둔 11일 각각 서울과 경기·인천을 찾아 ‘수도권 전쟁’을 시작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역대 대선을 보면 수도권에서 이긴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 15대 김대중, 16대 노무현, 17대 이명박 후보는 모두 수도권에서 승리했다. 특히 노 후보와 이 후보는 수도권에서 50%가 넘는 표심을 가져가 승기를 굳혔다. 최근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수도권 지지율은 앞서 있던 문 후보를 박 후보가 상당히 따라잡고 있는 추세다. 국민일보가 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서울에서 47.8%를 얻어 박 후보(39.8%)를 8% 포인트 앞섰다. 반면 인천·경기에선 박 후보가 48.0%로 문 후보(42.2)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양측은 저마다 수도권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주장한다.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는 11일 “자체 조사 결과 인천과 경기에선 박 후보가 문 후보를 이미 앞섰고 서울에서도 문 후보를 많이 추격했다”고 말했다. 최근엔 적게는 2% 포인트, 많게는 6% 포인트까지 문 후보를 앞선 결과도 있다고 주장한다. 새누리당은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수도권 거주자들에게 ‘부동산 거래 정상화’ ‘중산층 복원’ 등을 내세운 박 후보의 캠페인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 관계자는 “서울에선 여전히 문 후보가 5∼6% 포인트 앞서며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인천·경기도 안철수 전 후보의 지원이 확산되면 다시 뒤집힐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가 강세를 보였던 수도권 지역을 집중 공략해 그 지지층을 최대한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한국갤럽 허진재 이사는 “안 전 후보가 사퇴하면서 생긴 신(新) 부동층이 문 후보에게 다 가지는 않았고, 오히려 안 전 후보 지지자 중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박 후보 쪽으로 갔다”며 “수도권 표심은 일주일 동안도 역전, 재역전이 가능할 만큼 예측불가여서 남은 기간 두 후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