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헤리티지 재단 “安은 한국의 햄릿, 朴 ‘줄타기 곡예’ 아직은 성공적”

입력 2012-12-11 19:21

“안철수는 ‘한국의 햄릿’이다.” “박근혜 후보의 ‘줄타기 곡예’, 아직까지는 성공적이다.”

미국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10일(현지시간) 개최한 ‘한국과 일본의 선거 평가’ 세미나에서는 제18대 대통령선거와 이후 한·미 관계에 대한 한반도 전문가들의 흥미로운 시각과 분석이 나왔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 연구원은 최근 사퇴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대해 “한국의 ‘빌 게이츠’가 아니라 ‘한국의 햄릿’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 전 후보가 갈등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으로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읊조리며 대선에 등장, 언론의 주목을 받은 뒤 사퇴도 매우 이상한 형식으로 해 지지자들을 실망시켰다”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에 따라 향후 안 후보의 대선후보나 정치세력으로서의 생존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이사장도 “안 전 후보는 정치인이 아니라는 매력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야권 후보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매력이 줄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박 후보에 대해 플레이크 이사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서 ‘독재의 유산’을 어떻게 다룰지를 놓고 줄타기 곡예를 해야 했다”면서 아버지의 유산을 지나치게 부정하면 불효하는 딸로 비치고 이에 경도된 듯하면 민주적인 가치관을 가진 젊은층과 등지게 되는 긴장상태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 이후 한·미관계와 관련, 클링너 연구원은 “박 후보와 문 후보가 모두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비해 더 탄력적인 대북정책을 내놨다”면서 “향후 양국간 충돌(conflict)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플레이크 이사장은 “한국 대선은 중도로 수렴되는 양상”이라면서 “한·미 동맹은 이번 선거에서 주된 이슈가 아니다”라며 다른 견해를 밝혔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