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국 혼미… 유로존 불안

입력 2012-12-10 21:25

이탈리아의 마리오 몬티 총리가 사퇴하기로 하면서 유로존의 앞날도 더욱 불확실해졌다.

몬티 총리는 8일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과 회담한 뒤 “내년 예산이 의회에서 통과되는 대로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총리직 재도전을 선언한 직후였다. 베를루스코니는 지난해 11월 이탈리아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그 책임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후임자인 몬티는 이탈리아를 다시 유럽의 신뢰받는 회원국으로 복귀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초 연 7%까지 올랐던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4.5%로 떨어졌고, 유럽연합(EU) 내에서 이탈리아의 발언권도 강해졌다. 몬티의 사임 표명 이후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4.7%대로 급등하고 밀라노 증시의 주가지수도 개장 직후 3% 이상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은 불안한 반응을 보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몬티의 사임이 베를루스코니의 정계 복귀를 막기 위한 승부수라고 평가했다. 베를루스코니가 몬티의 긴축정책 등 인기 없는 경제회복 조치를 비난하면서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할 것에 대처하기 위해 전격적인 사퇴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유럽의회 외교위원회 파리사무소의 토마스 클라우 소장은 “베를루스코니가 다시 권력을 쥐는 일은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며 “몬티 총리가 재출마할 가능성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탈리아 유권자들이 과거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정된 내년 3월보다 1∼2개월 빨라질 것으로 보이는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현재 연정을 주도하고 있는 중도좌파 민주당이 여전히 제1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과반수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