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읽기 재정절벽 협상 해법찾나… 오바마·공화당 베이너 하원의장 백악관서 회동

입력 2012-12-10 18:42

초읽기에 들어간 미국 재정절벽(Fiscal Cliff) 타개 협상이 극적으로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까. 협상안을 둘러싼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단독으로 만났다.

두 사람의 단독 회동은 대선 이후 처음이다. 미국 시장 붕괴라는 재앙을 피하기 위해선 연말까지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만큼 두 사람 회동에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백악관 측은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백악관과 공화당의) 대화 통로는 계속 열려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두 사람의 만남 자체가 협상을 위한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재정절벽 타개를 위한 방안을 놓고 교착상태에 빠졌던 양측 협상은 최근 공화당 일부 의원의 입장 선회로 서서히 물꼬가 트이는 분위기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자 증세안을 수용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밥 코커 공화당 상원의원은 폭스뉴스 선데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세금 문제에 대해 내놓을 카드가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는 (공화당) 의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톰 코번 상원의원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메디케어(노령층 건강보험) 개혁안을 협상할 수 있다고 한다면 부자 증세안에 합의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공화 양당의 연장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미국의 각종 세제혜택 시한은 자동적으로 올해 말 끝난다. 이렇게 되면 내년 1월부터 세율이 치솟고 연방정부도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지출을 자동 삭감해야 한다.

그동안 백악관과 공화당은 재정절벽만은 피해야 한다는 명제에는 공감하면서도 방법론에선 큰 차이를 보여 왔다. 백악관은 세수 확보 주요 방안으로 연소득 25만 달러 이상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안을 내건 반면 공화당은 사회보장 예산 축소 등으로 맞섰다.

FT는 아직까지 금융시장이 타격을 받지는 않고 있지만, 이번 주말까지 구체적인 협상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금융시장 안정성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