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열정… 기어코 한해 최다 86호골 폭발
입력 2012-12-10 18:35
축구를 좋아하던 아르헨티나 소년은 11세에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키가 자라지 않는 성장 호르몬 장애. 그러나 소년은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작은 덩치를 이용한 드리블은 절로 탄성이 터질 정도로 아름답다. 작은 움직임에도 두세 번의 볼 터치가 이뤄진다. 2대1 패스로 밀집수비를 뚫는 능력과 공간 창출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축구는 키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한 ‘득점기계’. 그는 키 1m69의 리오넬 메시(25·FC바르셀로나)다. 메시가 마침내 한 해 최다 골 기록을 경신했다.
메시는 10일(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의 베니토 비야마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2∼2013 프리메라리가 15라운드 레알 베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16분 선제골과 전반 25분 결승골을 터뜨려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통산 85호 골과 86호 골을 넣은 메시는 1972년 게르트 뮐러(독일)가 보유했던 한 해 최다 골 기록(85골)을 40년 만에 경신하며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오늘의 메시를 있게 한 것은 바르셀로나다. 메시가 13세 때였다. 바르셀로나의 스포팅 디렉터 카를레스 렉사흐는 메시의 플레이를 본 뒤 당시 한 달에 900달러가 드는 치료비를 제공하겠다며 입단을 권했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기본기를 닦은 메시는 2004년 10월 17세의 나이로 프리메라리가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메시는 놀라운 천재성을 발휘하며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메시는 경기 후 “새로운 기록을 세워 기분이 좋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팀이 계속 1위 자리를 지킨 것”이라며 “우리 팀이 정규리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국왕컵(코파 델 레이)에서 우승하는 것이 내 목표”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