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의 도전… 괴물급 계약안고 “ML정복”

입력 2012-12-10 18:35


‘괴물’이 마침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류현진이 6년 총액 3600만 달러(약 390억원)의 대박을 터뜨리며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 입단을 마무리지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MLB.com)를 통해 “다저스가 한국인 왼손 투수 류현진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6년이며 총액 36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다. 미국 CBS스포츠는 류현진이 계약 기간 5년을 채우면 이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요구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 out)’ 조항을 이번 계약에 넣었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5년간 750이닝 이상을 던지면 계약 기간에 상관없이 FA로 풀릴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류현진의 몸값 3600만 달러에는 계약금 500만 달러가 포함돼 있다. 이와 별도로 매년 투구 이닝에 따른 보너스로 100만 달러를 더 받기로 했기 때문에 보너스를 합치면 류현진이 챙길 수 있는 최대 액수는 4200만 달러(453억원)로 늘어난다.

류현진의 연봉총액은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선수 중에서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6년간 6000만 달러),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레드삭스·6년간 52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세 번째에 해당한다. 류현진과 다저스 구단의 단독 협상 마감 시한은 한국시간 10일 오전 7시였다.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벼랑 끝 전술로 줄다리기를 하다 마감 시간 30초 전에 전격적으로 연봉에 합의했다. 류현진은 이로써 1994년 ‘코리안 특급’ 박찬호(당시 다저스)를 시작으로 한국인 선수로는 13번째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는 선수가 됐다. 특히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 류현진은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류현진은 고교 2학년 때 한 왼쪽 팔꿈치 수술 경력 때문에 2차 2번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 데뷔 첫해 신인 최다승 타이기록(18승)을 올리는 등 다승, 평균자책점(2.23), 최다 탈삼진(204개) 타이틀을 독식해 투수 부문 3관왕을 차지하며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상과 신인선수상을 동시에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입단 당시 연봉 2000만원을 받았던 류현진은 미국에서 연봉 64억9200만원을 받게 돼 7년 만에 연봉이 325배나 뛰는 진기록도 함께 남겼다.

한편 류현진은 다저스에서도 등번호 ‘99번’을 달고 뛰게 된다. 류현진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다저스랑 첫 미팅때 받은 유니폼”이라면서 모자와 유니폼 상의를 착용한 앞모습과 뒷모습 사진을 올렸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