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8] 미풍이냐 태풍이냐 안철수 효과 공방전
입력 2012-12-10 18:55
‘안철수 효과’를 둘러싼 여야 설전이 뜨겁다.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의 지원유세 이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민주통합당은 ‘태풍’이라 평가한 반면 새누리당은 ‘미풍’이라고 폄하했다.
안 전 후보가 부산(7일), 경기도(9일)에서 잇따라 문재인 후보와 합동유세를 펼치면서 민주당은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박광온 선대위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을 통해 “주말을 거치면서 문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정권교체 기대감과 함께 (문 후보의) 당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 안철수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하는데 (문 후보의 지지율을) 하루에 1% 포인트씩 올린다는 자세로 선거운동을 이어갈 것”이라며 “틀림없이 조만간 지지율 역전 현상이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선대위 상임고문은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선대본부장단 회의에서 “문 후보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박 후보에게 역전한 여론조사도 보도되기 시작했다”며 “10일 TV토론을 기점으로 2∼3일 안에 지지율 ‘골든크로스’(Golden Cross)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골든크로스란 주가나 거래량의 단기 이동평균선이 중장기 이동평균선을 아래에서 위로 돌파하는 현상이다. 강세장 전환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정반대로 해석했다. 선대위의 한 전략통 인사는 “안 전 후보 지원에 따른 지지율 상승은 하루 이틀 사이 반영돼야 한다. 전보다 2∼3% 포인트 움직였으면 이제 거의 다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9일 남은 선거전에 더 이상 영향을 주지 못하리란 것이다. 다른 당직자도 “문 후보의 흡인력이 약해 ‘안철수 미풍’을 빨아들여 극대화시키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은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의 대선 공조는 이벤트적”이라고 폄하했다. 그는 YTN 라디오에서 “두 사람의 경제·국방 정책이 180도 다르다. 함께 유세하려면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이념에 동의한 것인지, 문 후보가 안 전 후보 안을 수용한 것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문 후보의 ‘국민정당 창당’과 ‘대통합 내각’ 구상에 대해서도 “실천적 안이 아니고 선거용”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도 박 후보 때리기를 지속했다. 박영선 공동선대본부장은 브리핑을 갖고 “(이명박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에 대한) 성탄절 특사설이 돌고 있다”며 “‘이명박근혜’ 정권이 연장되면 이런 꼼수정치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인 김재홍 전 KT&G복지재단 이사장이 실형 선고 뒤 상고를 포기하고 검찰도 항소하지 않기로 해 이들의 사면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탄절 특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없으며, 그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백민정 유동근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