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통일 이룬 세계경제 버팀목… 교육·복지국가 모델

입력 2012-12-10 21:42


독일의 수도 베를린 중심부에 위치한 브란덴부르크 문. 이 문을 경계로 베를린 장벽이 세워져 동·서 베를린이 갈라졌던 역사를 안고 있다.

훗날 통일 독일의 대통령이 된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는 서베를린 시장 시절 “브란덴부르크 문이 닫혀 있는 한 독일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1989년 11월 9일, 10만여명의 인파가 이 문 앞에 몰렸다. 통일을 외치는 동서독 주민들은 양쪽에서 베를린 장벽을 허물었다. 분단의 아픔을 간직했던 이 문은 이제 통일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가랑비가 흩날리던 지난 1일 독일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 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브란덴부르크 문을 통해 한국의 미래를 본다. 갈라진 남과 북이 하나가 돼 판문점에서 통일을 자축할 그날은 과연 언제일까.

한국사회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주의를 응축적으로 이뤄냈다는 찬사에 만족하는 시기는 지났다. 사회 양극화, 분단 극복, 장기화되는 경기침체, 복지체제 구축 등 풀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독일은 무조건적으로 모방할 대상은 아니지만 한국이 안고 있는 숙제들을 성공적으로 풀어간 나라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독일의 선행 경험에서 한국사회의 발전 모델을 찾아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브란덴부르크 문과 무너진 베를린 장벽에는 통일의 열쇠가 숨겨져 있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독일의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굳건한 독일 경제의 양 날개다.

독일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과를 함께 나누고 있다. 국가가 주도하는 의료보험·실업보험·연금보험·산재보험 등은 새로운 복지국가의 모델이다. 입시경쟁과 학교폭력, 대학 등록금이 없는 교육제도는 우리 교육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각계 전문가들은 미래 한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는 과정에서 독일을 참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독일을 배우고 참고하되 마침내는 넘어서서 한국의 미래를 찾아야 할 것이다.

베를린=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