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작아진 철퇴 축구… 울산, 몬테레이에 1대3 완패
입력 2012-12-09 23:55
아시아 프로축구를 평정한 울산 현대의 ‘철퇴축구’. 그러나 북중미 축구의 높은 벽을 무너뜨리진 못했다.
울산은 9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재팬 2012’ 6강전에서 몬테레이(멕시코)에 1대 3으로 패했다. 몬테레이를 잡고 13일 열리는 준결승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첼시(잉글랜드)와 ‘드림 매치’를 벌이려던 꿈도 물거품이 됐다.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리그를 2연패한 몬테레이는 역시 강했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 주역인 멕시코 신예들과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등 남미와 북중미 대표 출신 선수들로 팀을 꾸린 몬테레이는 경기 초반부터 화려한 개인기로 울산을 압박했다. 무엇보다 공격력이 인상적이었다. 알도 데 니그리스를 주축으로 한 공격라인은 빠르면서도 정교했다.
몬테레이의 파상 공세에 당황하던 울산은 전반 9분 선제골을 내줬다. 몬테레이의 헤수스 코로나는 울산 골지역 오른쪽에서 니그리스의 땅볼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 넣어 첫 골을 뽑아냈다. 울산이 공간을 내준 결과였다. 울산은 조직력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패스는 차단당하기 일쑤였고, 크로스도 날카롭지 못했다.
몬테레이는 전반 전체 슈팅 8개, 유효 슈팅 5개, 코너킥을 1개 기록했다. 울산의 전반 기록은 파울 8개가 전부였다. 나머지는 전부 0이었다. 울산은 전반 볼 점유율에서도 36대 64로 크게 밀렸다.
울산은 후반 들어 역습이라는 ‘철퇴’를 들고 맞섰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1븖96)의 높이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김신욱은 상대 수비에 묶여 공중볼 다툼에서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울산은 후반 32분 몬테레이의 노장 세자르 델가도에게 추가골을 허용한 데 이어 39분 델가도에게 쐐기골을 얻어맞고 망연자실했다. 울산 이근호는 경기 막판 중거리슛으로 한 골을 뽑아내 체면치레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경기 후 “우리의 경기를 상대에게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며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리가 보였던 공수 균형이나 수비진의 조직력이 모두 무너졌다”며 아쉬워했다.
울산은 이어 열린 경기에서 아프리카의 알 아흘리에 1대 2로 패한 일본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12일 같은 장소에서 5·6위전을 치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