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퀴아오 시대 끝나나… 충격의 KO패

입력 2012-12-09 19:02

필리핀 출신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34·필리핀)가 충격의 KO패를 당했다.

파퀴아오는 9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아레나에서 열린 후안 마누엘 마르케스(39·멕시코)와의 4차전에서 6라운드 2분59초에 KO패를 당했다. 8체급을 석권하며 경량급 최고의 복서로 군림한 파퀴아오는 이날 패배로 자신의 시대에 작별을 고하게 됐다. 반면 마르케스는 이날 승리로 파퀴아오와의 지긋지긋한 악연을 마침내 떨쳐냈다.

출발은 파퀴아오가 좋았다. 파퀴아오는 1, 2라운드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3라운드 중반 파퀴아오는 마르케스의 오른손 훅에 안면을 그대로 강타당해 다운을 당하면서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특히 6라운드 들어 마르케스가 종료 몇 초를 남기고 꽂아놓은 카운터 펀치를 맞은 파퀴아오가 앞으로 꼬꾸라지면서 마르케스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마르케스와 파퀴아오는 이미 세 차례나 맞붙은 ‘숙적’ 관계다. 8년 전인 2004년 첫 대결은 무승부로 끝났고 2008년 3월 두 번째 대결에서는 파퀴아오가 근소하게 판정으로 이겼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세 번째 대결에서는 파퀴아오가 판정승을 거뒀으나 관중 대부분이 야유를 보낼 정도로 뒷말이 무성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추고도 언제나 파퀴아오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마르케스는 이제 자신의 시대가 시작됐음을 알렸다. 한편 파퀴아오는 지난 6월 티모시 브래들리와의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타이틀 4차 방어전에서 판정패를 당하며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2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