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여론조사] 安風 예상보다 잠잠… 승부처 40대 朴 45%·文 42%

입력 2012-12-09 18:57


국민일보 창간 24주년 기념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다자 구도 지지율은 각각 47.4%와 42.7%였다. 두 후보 지지율의 합이 90%를 넘어선 것으로, 두 후보 지지층이 상당부분 결집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연령대별 실제 투표율과 아직 지지후보를 확실하게 정하지 못한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 지지자들의 향배가 남은 대선의 최대변수가 될 전망이다.

◇‘안철수 효과’ 아직은 저조=최근 일부 조사에서 두 자릿수 이상 벌어졌던 박·문 두 후보 간 지지율은 4.7% 포인트 격차로 좁혀졌다. 안 전 후보가 지난 6일 문 후보 선거 지원을 선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 이전에 실시된 조사들과 비교해보면 ‘단일화 효과’는 상당부분 반감된 게 분명하다. 당시 조사에서는 문 후보나 안 후보 누구든 야권 단일 후보가 될 경우 박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특히 선거가 열흘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5% 포인트 안팎의 격차는 결코 작지 않다. 문 후보 측이 바짝 긴장하는 것은 바로 이런 맥락이다.

박 후보는 예상대로 50대(55.5%)와 60대(72.7%) 이상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었고, 문 후보는 각각 31.5%, 24.9% 지지율에 그쳤다. 반면 문 후보는 20대, 30대에서 54.7%, 58.9%라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고 박 후보는 30.8%, 33.3%에 불과했다. 특기할 점은 박 후보가 40대(45.8%)에서도 문 후보(42.9%)를 앞섰다는 것이다. 안 전 후보 지지층이 많은 40대에서 문 후보가 따라잡지 못한 것 역시 ‘안철수 효과’가 아직 최고조에 이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안 전 후보가 선거를 지원한 지 아직 며칠 되지 않았고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펼친 주말 유세가 이번 조사에는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어, 이번 주 중반으로 가야 보다 뚜렷한 판세가 가늠될 전망이다.

◇연령대별 투표율과 安 부동층 향배 주목=남은 관심거리는 각 연령대별 투표율이 어떻게 나타날 지다. 전문가들은 노무현·이회창 후보 간 팽팽한 대결을 펼쳐진 2002년 16대 대선 투표율이 비교 잣대가 될 것으로 본다. 당시 투표율은 20대가 56.5%, 30대 67.6%, 40대 76.3%, 50대 83.7%, 60세 이상이 78.7%를 기록했고 전체 투표율은 70.8%였다. 하지만 선거 전날 발생한 정몽준 전 후보의 ‘단일화 약속 파기’와 같은 극적인 이벤트가 없으면 이번 투표율이 70%를 넘어서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17대 대선 투표율인 63.0%와 16대 대선 70.8% 사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투표율이 60%대 중반이냐, 후반이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있고 이 역시도 안 전 후보의 ‘투표 독려’가 얼마나 통할지에 달렸다는 해석도 있다.

안 전 후보 지지자 중 부동층의 표심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안 전 후보 지지자 중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고 한 이들이 29.1%였다. 전체 유권자의 8.7%에 해당한다. 글로벌리서치 이종민 팀장은 9일 “29.1% 중 문 후보 지지자는 62.1%, 박 후보 지지자는 29.9%”라며 “지금 지지하는 후보를 계속 지지할지 아니면 바꿀지 역시 안 전 후보의 남은 행보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