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중앙대 ‘1+3 국제전형’ 폐지 파문

입력 2012-12-09 18:38

한국외대와 중앙대가 이미 신입생 선발을 마친 ‘1+3 국제전형’을 폐지키로 하면서 수험생들은 물론 재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3 국제전형’은 1년 동안 국내 대학과 유학원에서 영어과정을 이수하고, 3년은 협약을 맺은 해외 대학에서 공부해 해외 대학 졸업장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9일 대학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외대와 중앙대는 교과부의 권고에 따라 2013학년도부터 ‘1+3 국제전형’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 대학은 다만 지난달 모집 절차가 끝난 합격생들을 구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외대 관계자는 “1+3 전형이 여전히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정부의 폐쇄 명령을 어기면 결과적으로 불법이 될 수 있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두 대학의 ‘1+3 국제전형’ 2013학년도 모집 정원은 각각 300명과 240명으로 20∼100명인 다른 대학보다 훨씬 많다.

현재 외대와 중앙대 외에도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한양대 등 전국 17개 대학이 ‘1+3’ ‘2+1’ ‘2+2’ 형태로 국제전형을 운영 중이다. 이러한 전형을 거치면 미 대학입학시험(SAT)이나 내신·수능 성적에 상관없이 외국 대학 진학이 가능해 해마다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학들이 국제전형을 통해 ‘유학 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1+3 국제전형은 국내 학위와 무관하므로 고등교육법상 교육과정 공동 운영에 해당하지 않을 뿐더러 유학 관련 대행 업체를 통해 학생을 모집했기 때문에 ‘외국교육기관특별법’에도 어긋난다”며 재학생 보호를 위해 해당 대학에 재학생 및 수험생에 대한 보호조치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부 대학들은 국제전형을 고수하고 있어 수험생들의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 사립대의 ‘1+3 국제전형’ 합격생 A군(18)은 “대학에서 아무 문제없을 것이라고 해 수능도 포기하고 지원했는데 이렇게 돼 막막하다”며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적절한 구제 조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