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탱해진 송년회… 중년들 세월 흔적 지우려 보톡스 맞고 부부모임·동창회 참석

입력 2012-12-09 18:39


연말 송년회를 앞두고 병원에 들러 미용 시술을 받는 이들이 늘고 있다. 회사원 김영선(43·여)씨는 다가오는 연말 동창회를 앞두고 최근 성형외과를 찾았다. 김씨는 9일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에게 세월의 흔적을 보이고 싶지 않다”며 “짧은 시간 안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보톡스 시술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압구정동 A성형외과 관계자는 “이맘때쯤이면 평소보다 보톡스 등 주름 개선 시술을 받는 환자가 20∼30% 늘어난다”며 “연말 부부모임이나 동창회에 나가기 전 오는 고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도움으로 송년회를 준비하는 사람도 늘었다. 신입사원 김성환(27)씨는 송년회에서 ‘술자리 예절 지키는 법’이라는 앱의 도움을 받았다. 김씨는 “앱에서 배운 대로 건배할 땐 윗사람보다 낮게 잔을 부딪쳤고, 술을 받을 땐 오른손으로 잔을 잡고 왼손은 술잔 바닥 부분에 덧댄 뒤 기울여 받았다”며 “직장 상사들에게 술자리 예절을 잘 배웠다고 칭찬받았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선규(24)씨는 친구들과의 송년회 장소 선정을 위해 음식점 소개용 모바일 앱을 이용했다. 김씨는 “지역에 위치한 각종 음식점, 카페 정보와 고객들의 평가를 한눈에 볼 수 있어 모임 성격에 적합한 장소를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는 스토리가 있는 건배사나 술자리 게임 방법 등을 알려주는 앱을 쉽게 다운받을 수 있다.

회사 차원에서 연말모임 대화 에티켓을 소개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직원들에게 건강 음주법과 송년회에서 피해야 할 말 등을 소개했다. 송년회에서 피해야 할 말에는 ‘○○씨 이번에 성형수술 했잖아’, ‘그때 사귀던 사람은 어떻게 된 거야?’ ‘올해 ○○씨 일이 잘 안 풀렸지’ 등이 포함됐다. 또 ‘하는 것도 없이 나이만 먹는 것 같아’, ‘나는 왜 이 모양이냐’ 등의 신세 한탄이나 실수를 들추는 말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사야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