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의대 이명식 교수팀, 당뇨병·비만 치료 체내물질 원리 첫 규명

입력 2012-12-09 23:41

당뇨병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특히 비만인 사람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2형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명식·김국환 교수팀은 가천의대 최철수 교수와 함께 당뇨병과 비만 치료를 가능케 하는 체내 분비물질 ‘마이토카인(FGF21)’의 작용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저명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08년 세포 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의 ‘자가포식’ 기능 이상으로 인슐린(혈당조절 호르몬) 분비에 관여하는 베타세포가 정상 재생되지 않아 당뇨병이 생긴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자기 살을 먹는다’는 뜻의 자가포식은 생물체가 영양분 결핍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생존과 항상성 유지를 위해 나타내는 생명 현상이다.

연구팀은 이번에 미토콘드리아의 자가포식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마이토카인이 분비돼 인슐린 저항성(인슐린 주사에도 혈당이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감소시키고 체중 및 지방을 줄인다는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정상 쥐에 비해 자가포식 기능을 조작한 쥐의 인슐린 저항성이 최대 75%가량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체중 역시 3분의 1 정도 줄었고, 지방은 절반 가까이 빠졌다.

이 교수는 “마이토카인 분비에 관여하는 자가포식 기능을 조절한다면 당뇨병뿐 아니라 비만에 따른 각종 질병 예방 및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