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진료비 7년새 3배… 전체 건보료 33% 차지
입력 2012-12-09 23:40
노인 의료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노인 건강보험 진료비는 15조원을 넘어 국민 전체 건보 진료비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동 발간한 ‘2011년 건강보험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는 15조3898억원으로 2004년(5조1364억원)에 비해 3배 정도 증가했다. 또 전체 인구의 10.5%(518만4000명)를 차지한 노인이 전체 건보 진료비(46조2379억원)의 33.3%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인 1인당 연간 진료비는 296만8000원으로 2004년(136만3000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민 1인당 연간 진료비(94만7000원)의 3배가 넘는 수치다.
다만 1990년대 이후 매년 10% 이상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노인 진료비 증가율이 지난해 한 자릿수 증가율(8.9%)에 그친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하지만 이는 경기 침체로 의료 서비스 이용이 줄면서 진료비 증가 추세도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각종 노인성 질환의 증가로 노인 진료비 증가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실제 병원 입원 다빈도 질병 순위에서 무릎관절증은 2000년 98위에서 지난해 9위로 껑충 뛰었고, 척추병증도 64위에서 12위로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전체 진료비 중 노인 진료비 비중이 2015년 36%, 2020년 38%, 2040년 50%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노인 진료비 증가가 건보재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된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선진화위원회는 이 같은 추세라면 건보 재정적자 규모가 2015년 5조8000억원, 2020년 17조3000억원, 2030년에는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을 위해 복권 등을 활용한 의료 안전망 기금을 따로 마련하고, 중산층을 위한 노인의료비보장보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노인의료비보장보험 제도는 소득이 있는 중장년기에 노후의료비 적립금을 마련하고 65세 이후 적립금을 노후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및 의료비 재원으로 활용하는 제도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