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9] 朴 “오직 권력잡기 위한 단일화”-文 “MB는 바깥주인 朴은 안주인”
입력 2012-12-09 23:30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8일 서울의 중심부 광화문광장에서 시간차를 두고 유세 맞대결을 펼쳤다.
광장은 박 후보가 선점했다. 박 후보는 오후 3시20분쯤 연단에 올라 “참여정부는 5년 내내 이념 갈등과 국민 편 가르기로 세월을 보냈다. 이명박 정부 역시 성장만 우선시하다 국민의 삶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 야당을 보면 정책도 다르고 이념도 다른 사람들이 오직 권력을 잡기 위해 손잡았다”며 문·안 후보를 강하게 공격했다. 지지자들은 일제히 빨간색 목도리를 흔들며 ‘박근혜’를 연호했다.
뒤이어 오후 6시쯤에는 광장이 문 후보를 상징하는 노란색 물결로 채워졌다. 환호를 받으며 도착한 문 후보는 자신을 ‘국민 후보’라고 소개하면서 “새누리당 정권의 바깥주인이 이명박 대통령이었다면 박 후보는 안주인이었다. 이제 와 위장이혼으로 국민의 눈을 속이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유정아 시민캠프 대변인은 “‘광화문대첩’에서 조금 전 붉은 무리가 사라졌다. 우리가 접수했다”며 새누리당을 ‘붉은 무리’에 비유했다.
두 후보 측은 참석 인원을 놓고도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경찰은 박 후보 유세에 1만5000명, 문 후보 유세에 1만1000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했지만 양측은 서로 더 많은 인원이 왔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 측에서는 “경찰 추산으로도 2만명”이라고 강조했고 문 후보 측은 “3만명이 참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7개 중대 500여명의 경력을 투입했지만 우려했던 충돌은 없었다.
한편 박 후보 유세에서 찬조 연설한 김중태 당 국민대통합위 부위원장은 “낙선한 문 후보가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에 찾아가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를 외치다 부엉이 귀신을 따라 저세상에 갈까 걱정된다”고 막말을 했다. 김 부위원장은 9일 “문 후보한테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김 부위원장이 유세에서 “문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과 평양에 갔을 때 김일성 무덤에 헌화하고 참배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허위사실 유포로 법적 대응키로 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