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스마트 뱅킹’ 강화 박차… 고객 10명중 1명만 창구 이용
입력 2012-12-09 18:26
경기 불황에 직격탄을 맞은 은행들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은행 지점 창구를 찾는 손님이 급감하자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의 ‘비대면 채널’ 강화에 나섰다. 기존에는 단순 입출금 정도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굳이 은행을 찾지 않아도 대부분의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 중 은행 창구를 이용한 고객은 10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했다. 입출금과 자금이체 거래량으로 볼 때 은행 업무 중 12.2%만 창구를 이용하는 ‘대면거래’로 이뤄지고 있었다. 은행 창구거래 비중은 10년 전인 2002년 9월 40.8%를 차지했지만 2003년 9월 37.0%로 떨어지더니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은행 창구를 찾는 고객이 급감하는 건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가 은행의 주 거래 고객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스마트뱅킹 예금’ 등의 비대면 채널 전용 수신 상품의 판매액은 지난 5월 말 1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조8000억원 늘었다.
특히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수익이 줄어들자 은행들은 스마트·온라인 지점 강화로 위기를 타개하려는 모습이다. 스마트·온라인 지점을 늘리고 오프라인 지점을 간소화해 경비를 줄이고 온라인 거래를 선호하는 고객 취향에 맞추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기존 펀드와 대출 업무만 취급하던 스마트금융센터에 예금과 외환 업무를 더한 ‘스마트금융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또한 온라인에서 출시한 대부분의 금융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파이낸스몰’을 내년 상반기에 열기로 했다. 은행 창구를 찾아야만 가입할 수 있었던 상품을 모두 온라인에서도 거래할 수 있게 바꾼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온라인을 통해 기존 은행에서 실시하는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변화하는 고객 성향을 따라가지 못하면 은행 수익은 갈수록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대부분 은행이 온라인 거래를 더욱 늘려 고객과 수익 모두를 잡으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