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성과급 ‘부익부 빈익빈’… 삼성전자·현대차 웃고 롯데·신세계 등 울상

입력 2012-12-09 18:18

기업들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지급하는 직업 성과급이 기업별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보일 전망이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올 초 초과이익분배금(PS)으로 연봉의 50%(기본금 기준)를 일시불로 받았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직원들은 내년 초에도 성과급 잔치를 기대하고 있다. 갤럭시 시리즈로 전체 매출과 이익 성장을 견인한 무선사업부는 삼성전자가 올해 매출액 200조원, 영업이익 25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경우 일등공신으로 꼽힐 가능성이 높다.

삼성그룹은 매년 1월과 7월 두 차례 월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생산성격려금(PI)을 지급하고, 연간 이익이 목표를 넘어서면 초과이익의 20% 안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일시불로 PS를 나눠 준다. 다만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가전 부문은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고, 금융·건설 부문 계열사들도 보너스를 챙기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여름에 타결한 임금협상 결과에 따라 상당액의 성과급을 나눠 주고 있어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임단협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통상급 대비 500%와 960만원의 성과·격려금 지급을 결정한 바 있다. 타결 직후부터 성과급을 분할해 지급해왔고, 연말에는 나머지 250%의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LG그룹도 전자, 화학, 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의 올해 실적이 대체로 개선될 것으로 보여 성과급 기대감이 높다. 특히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성과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지시로 인센티브 제도를 손질하는 것으로 알려져 당장 이번 성과급부터 반영될 것인지 주목된다.

롯데, 신세계 등 유통업계는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규제와 불황으로 실적이 부진해 넉넉한 성과급을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 등 세계 경기침체로 수요 감소에 시달리는 철강업계 역시 성과급을 많이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둬 기본급의 300∼500% 수준의 보너스를 받았던 정유업계의 성과급 봉투는 올해 가벼워질 전망이다. 대부분 업체가 유가하락에 의한 2분기 적자로 실적이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