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세 아버지와 77세 아들의 농촌생활 일상… ‘인간극장’
입력 2012-12-09 17:40
인간극장(KBS1·10일 오전 7시50분)
경북 예천에 사는 손악이(101) 할아버지는 지금도 농번기엔 아들 병우(77)씨가 모는 경운기를 타고 들녘으로 향한다. 두 사람이 농사짓고 있는 땅은 자그마치 3만3057㎡(1만평). 눈빛만 봐도 서로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척척 알아채는 두 사람은 부자(父子)이기 이전에 둘도 없는 인생의 동반자다.
특히 손악이 할아버지는 100세가 넘은 고령이지만 낫으로 벼를 베고 볏단을 묶는 모습이 젊은이들 못지않다. 그는 진종일 농사일을 하고도 집에 오면 자신의 식사보다 소 먹이부터 먼저 챙기는 천생 농사꾼이다. 여든을 바라보는 아들은 요즘도 아버지한테 일을 배워가며 들녘을 일군다.
손악이 할아버지가 지금까지도 농사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가난 때문에 병우씨를 중학교에 보내지 못 했다는 죄책감 때문이다. “공부를 제대로 시켰으면 나도 지금까지 이걸(농사일) 안 하지 싶어.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파.”
병우씨 역시 중학교에 합격하고도 월사금 낼 돈이 없어 공부를 포기해야 했던 시절은 평생의 한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아버지를 원망해본 적은 없다고 한다. 외려 그는 아버지를 편하게 모시지 못 하는 것이 죄송할 뿐이라고 말한다.
방송은 백발의 부자가 70년 넘게 함께 걸어온 동행의 길을 되짚어보고 이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추수철이면 객지로 떠난 자식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일손을 보태는 모습, 가을걷이가 끝나자 막내딸 귀숙(56)씨가 사는 대구로 가서 ‘휴가’를 즐기는 손악이 할아버지의 일상 등이 전파를 탄다. 총 5부작으로 14일까지 매일 같은 시간에 방송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