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나눔이 있는 가슴 따뜻한 실화… 창작뮤지컬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

입력 2012-12-09 17:33


‘오페라의 유령’ ‘아이다’ ‘황태자 루돌프’ 등 오리지널 내한공연·라이선스 뮤지컬이 점령한 연말 공연계, 눈에 띄는 창작뮤지컬 한 편이 무대에 오른다. 18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이 그것이다.

120만부가 팔린 동명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으로, ‘밥퍼 목사’로 알려진 최일도(55) 다일공동체 대표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현존 인물을 뮤지컬로 옮기는 시도는 처음. 서울시뮤지컬단이 제작한다. 그동안 수차례 영화화 제의에 대해 “살아있는 사람을 영화로 만드는 것은 감동적인 요소가 있더라도 낯간지러운 일”이라며 거절했던 최 대표는 이번엔 뮤지컬화 요청을 수락했다. 청소년들이 이 뮤지컬을 보고 아직도 우리 주변에 많은 빈민이 존재함을 알게 됐으면 했기 때문이다.

1979년 봄, 시위대에 휘말려 서울 명동성당에 피신한 최일도는 첫눈에 5년 연상의 로즈 수녀에게 반한다. 2년 후 최일도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비관하며 바다에 뛰어들 작정으로 배에 오른다. 그 순간 로즈 수녀는 죽지 말라고 애원한다. 둘은 어려움 끝에 결혼을 하게 된다. 최일도의 친구인 가수 김현식은 두 사람의 사랑을 노래하며 축복해준다. 최일도는 우연히 청량리 역에서 밥 한 끼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쓰러진 노인을 발견하고 이들에게 무료 급식하는 나눔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뮤지컬은 최일도의 인간적인 면에 초점을 맞췄다. 고(故)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와 ‘사랑사랑사랑’도 뮤지컬 곡으로 나온다.

주인공 최일도 역에는 박봉진과 임현수가 결정됐다. 박봉진은 서울시뮤지컬단원으로 2009년 한일문화예술교류공연 ‘침묵의 소리’를 통해 찬사를 받은 연기파 배우. 임현수는 최근까지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영웅’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섰다. 로즈 수녀 역은 단원 홍은주가 맡았다.

유인택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은 “추억과 사랑 나눔이 있는 가슴 따뜻한 감동실화”라며 “공연수익금이 사회에 환원되는 착한 뮤지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만 7세 이상, 3만∼12만원(02-399-1114).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