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나무 한지 위에 자연을 수놓았네… 차영규 ‘꽃과 산에서 노닐다’展
입력 2012-12-09 17:34
강원도 강릉 산골에서 작업하는 차영규(65) 작가는 닥나무를 직접 갈아 만든 한지 위에 자연의 생명력 넘치는 모습을 담아낸다. 산하에 피어나는 갖가지 꽃들을 그린 그림이 몽환적이다. 작가는 “꽃이 좋아 꽃을 따라가고 산이 좋아 산으로 들어갔다. 소박하게 자연 속에서 숨쉴 수 있고, 그릴 수 있으면서 살아가는 것에 감사할 뿐”이라는 자신의 심경을 화폭에 옮겼다.
자연과 어울리며 최근 5년간 작업한 작품 50여점을 서울 인사동 공아트스페이스에서 18일까지 ‘꽃과 산에서 노닐다’라는 타이틀로 선보인다. ‘꽃들의 유희’(사진) ‘꽃 속으로 들어가다’ ‘꽃 피어오르는 아침마다’ 등이 산뜻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화사한 색감과 섬세한 필치로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노력이 그림에 깃들었다.
빨강 노랑 파랑 등 울긋불긋 피어난 꽃들과 자연을 닮은 입체 그림을 통해 작가는 생명의 숭고함을 노래하고 있다. 물감을 여러 차례 스며들게 하고 서서히 번지게 하는 과정을 거쳐 기다림의 미학을 강조한다. 그는 “휴식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도시인들에게 이상적인 유토피아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다”고 작업 의도를 설명했다(02-730-1144).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