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세종시 시대] 지방분권·국가균형발전 선도… 세계적 명품도시 어떻게 만들어가나

입력 2012-12-09 17:30


수도권 과밀화 해소, 국가 균형발전의 상징인 ‘세종시 시대’가 바야흐로 막이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9월 14일 국무총리실 1차 이전을 시작으로 정부 기관의 세종시 이전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달 26일 이전을 시작했다. 농림부는 9일 이전을 마무리했고, 국토부는 오는 16일까지 이전한다.

올해 연말까지 입주하는 기관은 이들 3개 기관 이외에 기획재정부, 환경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6개 부처다. 이전 공무원은 5278명에 달한다.

◇막 오르는 행정수도 세종시=이성계가 1392년 한양을 도읍으로 조선을 세운 이후 처음으로 정부의 기능이 지방으로 이동하는 ‘역사적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세종시 시대의 막이 올랐다.

정부는 2014년까지 3년에 걸쳐 36개 기관의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세종시에 새 둥지를 트는 기관은 9개 중앙부처를 포함 36개 기관. 이전 공무원만 1만452명이다.

세종시 시대는 뭐니 뭐니 해도 수도권에 집중된 국가 기능을 분산하는 국책 과제가 본격 추진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또 다른 의미는 세계적인 모범도시 조성을 지향하는 만큼 우리나라의 도시수준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형태의 행정과 도시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이상선 균형발전지방분권전국연대 공동대표는 지난 7일 “세종시 출범은 수도권에 집중된 국가기능을 지방으로 분산하고,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선도도시 건설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충청권 주민들은 세종시 출범이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향후 세종시는 대전시, 천안·아산시, 청원군과 통합이 결정된 청주시 등 인근 도시와 상생관계를 유지하면서 지역발전을 이끄는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고의 환경도시 지향= 친환경 교통수단인 간선급행버스(Bus Rapid Transit·BRT)가 도심을 달리기 시작했다. ‘환경’을 내세우는 세종시의 상징물이 됐다. 전국 최고 수준의 자전거도로망도 갖춰지고 있다. 도시 중앙에는 호수공원을 비롯한 품격 높은 공원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세종시의 간선급행버스가 운행되는 구간은 KTX 오송역∼세종시 정부청사·첫마을∼대전 유성구 반석동 구간(31.2㎞)이다. 간선급행버스가 오송역∼세종시∼대전 구간을 운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0분 정도이다.

행복도시건설청 대중교통팀 서정렬씨는 “간선급행버스가 본격적으로 운행하게 되면 적은 비용으로 많은 승객을 실어 나를 수 있고 환경오염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일대에는 국내에서 가장 촘촘한 자전거도로망이 구축된다. 세종시가 완공되는 2030년쯤 시내 자전거 도로의 길이는 354㎞에 달한다. 이는 서울∼부산 국토 종주 자전거도로(633㎞)의 절반을 넘는다. 정부는 세종시 곳곳에 공영자전거 1000대를 배치하고 자전거에 적합한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세종시 최대 자랑거리는 호수공원이다. 축구장 62개 규모로 50만 8000t의 물이 들어간다. 호수공원 부지면적은 61만㎡이고, 물이 차는 면적은 32만2800㎡로 일산 호수공원(30만㎡)의 1.08배다.

호수공원 주변에 2018년까지 대통령기록관, 국립도서관, 국립수목원, 박물관단지, 중앙공원 등의 시설이 차례로 들어서면 품격 높은 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세종=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