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진실, 인간’을 사시로 내건 국민일보는 기독교 가치관을 바탕으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올곧은 목소리를 내기 위해 1988년 창간됐다. 창간 목적에 걸맞게 국민일보는 특별히 어려운 이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왔다. 매일 ‘미션라이프’를 발행해 복음을 전하는 역할에도 충실하려 노력했다. ‘정론 직필’과 ‘문서 선교’ 두 개의 소명을 푯대로 삼아 24년간 숨 가쁘게 뛰어왔다.
지난 29일 만난 이태원(24·경희대 법학)씨도 국민일보처럼 자신의 소명에 따라 남다른 도전을 하는 청년이다. 88년 창간둥이로 청소년 상담가를 꿈꾸는 이씨는 성공을 다른 또래들과 다르게 정의한다.
그에게 성공이란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것’이다. 남다른 성공을 추구하는 이씨가 발견한 소명은 청소년 상담 사역이다. 청소년에게 자신감과 꿈을 키워주는 인생 길라잡이가 돼 주는 게 이씨 삶의 목표다.
이씨는 초등학생 때 국민일보를 처음 접했다. 경제 기사에 관심이 많았던 부모님 덕택에 이씨는 어린 시절 매일 아침 국민일보를 만날 수 있었다. 요즘은 종이신문 대신 인터넷으로 뉴스를 접하는 그이지만 국민일보에 대한 인상은 뚜렷했다. 그에게 국민일보는 ‘기독교 소식이 함께 들어 있는 특별한 신문’이다.
“기독교 섹션이 함께 있는 게 전 국민일보의 경쟁력이라 생각해요. 정보와 복음이 함께 있어 신문을 보다 하나님을 알게 된 사람도 많겠지요. 특기를 잘 살려 국민일보의 인지도가 더 높이 올라갔으면 해요. 문서 사역에도 충실해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줬으면 하고요.”
자신도 국민일보처럼 많은 청소년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원래부터 이 사역을 꿈꾼 건 아니다. 그는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갖는 게 꿈이었다.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돈을 많이 모으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무리한 주식 투자 탓에 가계가 기울어지는 걸 보면서 스스로 ‘난 불행하다’고 여겼어요. 이 때문에 아버지를 미워하기도 했고요.”
이랬던 그가 삶의 태도를 바꾼 건 고등학교 2학년 때 교회 후배를 상담하면서부터. 다섯 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초등학생 때부터 친척집을 전전한 후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려운 환경 가운데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저만, 우리 가정만 힘들고 어려운 게 아니었어요.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제 어려움도 같이 이야기하다 보니 불행이 감사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뀌게 됐습니다.”
상담으로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걸을 알게 된 이씨는 힘들었던 본인의 경험을 살려 주변 친구들의 상담자로 나섰다. 그저 시간을 내 만나주고, 들어주며 공감할 뿐이었지만 친구들이 힘을 얻고 그를 따라 신앙을 갖는 모습을 보면서 이씨는 보람을 느꼈다.
상담은 그가 대학을 진학한 이후에도 계속됐다. 군대 전역 이후로 한국대학생선교회(CCC)에서 소모임 리더(순장)로 활동하면서 후배들을 상담할 기회가 더 많아졌다. 하나님께서 부족한 자신을 사용해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 여겼다.
이씨는 청소년 상담 사역을 체험하고 배우기 위해 지난해부터 방학 때마다 교회가 딸린 기숙학원을 찾고 있다. 학생들과 먹고 자면서 학업과 신앙 상담을 해주기 위해서다. 꿈이 없고 부모님이나 가정환경을 탓하며 주눅 든 아이들이 상담으로 자신감을 찾고 ‘하나님의 자녀이자 걸작품’으로 살아가는 게 이씨의 바람이다.
이씨의 최종 목표는 40∼50대에 상담센터를 지어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는 멘토가 돼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씨는 취업한 후에도 청소년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교회 주일학교나 기숙학원 등에서 봉사활동을 해 청소년들을 지속적으로 만날 계획이다. 또 향후 상담센터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경영전문대학원 야간 석사과정도 고려 중이다.
“상담을 하면서 힘들 때도 있었지만 이를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저를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기다려서 절 만나준 하나님 때문에 제가 변하고 상담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제 경우처럼 저를 만난 아이들이 또 다른 상담자가 돼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이 지속됐으면 좋겠습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국민일보와 행복한 동행] 창간둥이의 꿈… ‘청소년 상담가’ 되고픈 대학생 이태원씨
입력 2012-12-09 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