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경제] 교역량 2012년 첫 G8 기록… 소득·건강 등 낮은점수

입력 2012-12-09 15:34
대한민국은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도 효율성을 앞세운 수출주도 정책의 힘을 빌려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1996년 김영삼 정부 주도로 한국은 선진국 진입의 관문이라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 이후 2007년 사상 처음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돌파했다. 세계 10위권을 오르내리던 교역량은 올해 처음 8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201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1조 달러를 넘어 OECD 34개 회원국 중 10위를 차지했다. GDP 대비 총외채(대외부채) 비중은 35.5%로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드러난 수치만큼 국민의 행복도 커진 것만은 아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9월 10일 자살예방의 날에 맞춰 발행한 ‘OECD 헬스데이터 2012’에 따르면 한국 자살률은 2010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33.5명으로 2005년 29.9명보다 3.6명 늘어났다. OECD 34개 회원국 중 최악이다. 회원국 평균 12.8명보다 2.6배나 된다. 영국(6.7명), 독일(10.8명), 스웨덴(11.7명), 미국(12.0명) 등 주요 국가의 자살률은 10명 안팎이다.

결혼율과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은 1.24명에 그쳐 역시 OECD 회원국 중 최악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OECD가 36개국(34개 회원국과 러시아·브라질)을 대상으로 삶의 질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24위에 그쳤다.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주거, 소득, 고용, 교육, 환경, 건강, 삶의 만족도, 안전 등 11개 항목을 평가한 것이다. 호주가 1위를 차지했고 노르웨이, 미국, 스웨덴, 덴마크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안전, 교육, 삶의 만족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소득, 건강, 일과 생활의 균형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유엔 ‘세계행복보고서’가 156개국을 상대로 벌인 행복도 설문조사에서도 우리나라는 일본(44위), 대만(46위)은 물론이고 말레이시아(51위), 태국(52위)보다도 뒤처진 56위를 기록했다. 행복도가 가장 높은 나라는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네덜란드 순이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월 내놓은 ‘2011년 국가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경제활동 참가율(54.5%)은 OECD 회원국 중 30위에 그쳤으며, 청년층(15∼24세) 고용률(39.5%)도 29위에 머물렀다. 계약기간이 1년 미만인 임시직 근로자 비율은 19.2%로 비교 대상 31개국 중 다섯 번째로 높았다.

선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