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미국 유력 주간지 ‘타임’의 아시아판 최신호에서 ‘The Strongman’s Daughter(독재자의 딸)’라는 제목과 함께 표지 모델로 등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Strongman’의 뜻을 ‘강력한 지도자’로 번역해 논란이 일고 있다.
롱맨, 콜린스 코빌드 등 각종 영어사전에서는 ‘Strongman’의 뜻을 ‘통치 방법이 폭력적이거나 비도덕적인 독재자’로 설명하고 있다. 외신에서는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 등을 묘사할 때 자주 쓰던 표현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이 해석한 대로 ‘강력한 지도자’라는 뜻이 되려면 ‘Strong’과 ‘Man’을 띄어 써야 한다. 타임지 기사 본문에서는 ‘Strongman’과 함께 확실하게 독재자로 변역되는 ‘Dictator’를 혼용해 썼고, 인터넷판 기사의 제목은 ‘Dictator’s Daughter’라고 명기했다. 때문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재를 했던 부정적인 측면을 축소·은폐하고 박 후보의 강력한 리더십을 선전하기 위해 새누리당이 자의적인 번역을 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박 후보의 팬클럽인 ‘박사모’ 미주 모임이 대선을 12일 앞두고 벌써부터 박 후보의 당선 축하 파티를 계획해 구설에 올랐다. 이세명 미주본부장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박근혜 대통령 당선 축하파티 확정. LA 근교에 사시면 저희 송년의 밤에 모시고 싶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시간과 장소, 회비까지 적힌 초청장을 첨부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사상 첫 해외교포 대선 투표가 진행되는데 선거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빈틈을 이용해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혼탁 선거로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새누리 ‘타임’ 朴 커버스토리 자의적 번역 논란…Strongman→강력한 지도자로
입력 2012-12-08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