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노벨상 수상자 다른 삶… 문학상 모옌 “당국 검열은 당연” 옹호-평화상 류샤오보 투옥·아내 가택연금

입력 2012-12-07 19:01

중국의 노벨상 수상자와 그 가족이 한편에선 정부 검열을 옹호하고, 다른 한편으론 전화와 인터넷도 없이 26개월째 가택연금을 당하는 등 상이한 삶을 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모옌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검열은 다른 사람의 명예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중국 정부의 검열을 옹호하는 발언이다. 중국은 특정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등 인터넷과 보도 영역에 대한 검열이 일상화돼 있다.

그는 “검열은 모든 국가에 존재하며 유일한 차이는 정도일 뿐”이라며 중국 정부의 검열이 자신의 작품 활동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와 밀월관계를 갖고 있어 일부에서 비난받고 있는 “자유롭지 않은 환경에 있는 사람도 창조적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모옌이 정부의 일상화된 검열을 옹호하는 동안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는 베이징의 아파트에서 2년 동안 가택연금 상태에 놓여 있다고 AP통신이 7일 보도했다. 류샤오보는 1989년 천안문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으며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08헌장’ 서명을 주도했다가 국가전복선동 혐의로 2009년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중국은 노벨위원회가 류샤오보를 수상자로 선정하자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고 류샤오보는 수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통신은 류샤와의 단독 인터뷰 과정을 상세히 묘사했다. 5층짜리 아파트 입구에는 공안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었다. 인터뷰도 공안이 점심을 먹으로 간 사이 극적으로 이뤄졌다.

그는 “평소에는 외출도 안 되고 주말에만 식료품 구입을 위해 나들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의 아파트는 인터넷과 전화도 불가능하다. 그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모옌이 노벨상을 받아 주변이 축제 분위기였지만 나는 집안에만 있어 너무나도 힘들다”며 “집밖에조차 나가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