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1] 보-혁 총결집… 10%대 부동표에 달렸다

입력 2012-12-08 00:04


무소속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가 7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에 대한 첫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대선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 효과가 되살아나면서 문 후보 지지세가 확장되고, 이에 맞서 보수 진영의 결집도 강화되면서 대선 판도는 초접전 양상이다.

이처럼 올해 대선이 유례없는 보수·진보 후보의 양강 구도로 짜여짐에 따라 중도 성향 부동층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안 전 후보의 재등판으로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문 후보 간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면서 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적극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도가 오차범위로 좁혀졌다. 매일경제가 6일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성인 7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오차범위 ±3.1% 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박 후보 45.3%, 문 후보 42.0%로 나타났다.

중도 부동층은 이념적으로 보수나 진보에 속하지 않으면서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을 말한다. 이 계층은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급격히 늘어 최고 16%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지선언 이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층이 문 후보 지지로 옮아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현재 부동층 비율이 12%가량 되는데 그 가운데 절반 정도가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생긴 신(新)부동층”이라며 “6% 포인트 가량이 안 전 후보 지지층인데 그중 절반 정도가 (문 후보에 대한) 적극적 지지 표명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안 전 후보 지지층 가운데 그의 사퇴 이후 문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있던 부동층이 두 사람의 합동유세 등을 지켜보면서 문 후보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아울러 안 전 후보가 보수와 진보의 이념 대결로 치닫던 흐름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4일 대선후보 1차 TV토론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등장하면서 이념대결 구도가 강화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안 전 후보의 유세장 등장으로 문 후보가 ‘중도 클릭’을 할 수 있는 모멘텀(추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문 후보가 안 전 후보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름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층의 향배는 투표율과도 연계된다. 부동층 가운데 일부는 선거일이 임박하면서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투표하는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가 있지만 상당수가 투표 유보층으로 남을 수 있다. 하지만 유력 주자 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될 경우 부동층이 투표에 참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2002년 대선 때처럼 20∼30대가 대거 투표에 참여하면서 투표율이 70%에 육박하면 문 후보가 유리하지만 68%를 밑돌게 되면 박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20∼30대의 투표율이 견인되지 않으면 문 후보의 대통령 꿈도 좌절될 수 있다”며 “문 후보가 부동층을 빨리 흡수해야 선거의 모멘텀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