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와 그리스도인] 한국 교회가 변했다… 특정 후보 편들기 No, 정책 검증 Yes

입력 2012-12-07 18:23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11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교회와 기독교 단체들은 잇따라 대선관련 기도회나 토론회를 열고 정책 제안을 하는 등 선거 막판까지 움직임이 활발하다. 또한 유권자를 대상으로 투표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잇단 ‘대선 기도회’=지난달 14일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는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2012 대통령 선거를 위한 국가조찬기도회 헌신예배’를 드리고 올바른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나란히 참석해 교계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앞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바른정치 실현을 위한 국민기도대회’를 여는 등 대선을 앞두고 관련 기도회들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도 지난달 29일 대전시 대전교회에서 시국기도회를 개최했다.

크리스천 여성들도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운동에 동참했다. 대한민국어머니기도협의회는 6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18대 대선을 위한 전국 어머니 금식기도 대성회’를 열었다. 총재 유순임 목사는 “지금이야말로 나라의 평안을 위해 위대한 지도자를 세워 달라고 하나님께 간청할 때”라며 “세상을 보듬는 어머니의 마음을 간직한 정직한 지도자를 세워달라고 기도하자”고 말했다.

◇투표 참여 캠페인도=세계성시화운동본부는 오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도실에서 ‘주여, 우리 민족을 축복하여 주소서! 주여, 우리나라에 지도자의 복을 주소서!’를 주제로 ‘2012 블레싱 코리아 기도회’를 개최한다. 김인중 총재가 메시지를 선포하고 ‘우리 자신의 회개와 사명 감당을 위해’ ‘대통령 선거를 위해’ ‘입법 사법 행정부 등 국가 지도자를 위해’ 등 11가지 기도 제목을 놓고 특별기도를 드린다.

이와 함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운동본부는 지난 4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크리스천이 앞장서서 한국정치를 바꾸고 훌륭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며 교회들에 투표 참여에 적극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운동본부는 성명에서 “크리스천의 표는 믿음의 표이고 기도의 표”라며 “나라와 민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구국의 횃불을 들었던 한국교회가 통일한국의 강 앞에서 대통령을 뽑는 일에 투표권을 반드시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운동본부는 한 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교회 주보를 통해 투표 참여를 권면할 것, 예배 중 설교자나 기도 인도자가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신중히 발언할 것 등을 언급했다.

◇정책제안 및 토론회 봇물=이번 대선을 앞두고 교계는 특정 후보를 지지했던 과거와 달리 후보자들의 정책을 꼼꼼히 챙기는 등 이른바 바람직한 선거문화 확립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후보자들의 공약을 살펴보는 토론회도 다양하게 열렸다.

특히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가 공개한 대선 양당 캠프의 10대 기독교 공공정책 공개질의에 대한 답변(국민일보 11월30일자 30면 보도)은 이 같은 분위기를 보여준다. 양당 캠프는 기독교 문화유산 보호와 종교 예산의 공평한 편성에 노력하겠다고 밝힌 반면 종립학교 종교교육권 보장이나 동성애 등에 대해선 입장차를 보였다. 그러나 교계에서는 “기독교 역사상 처음으로 대선 후보들로부터 기독교 공공정책에 대한 소신을 들을 수 있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크리스천 청년들도 대선에 큰 관심을 보였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의정치포럼, 성서한국, 한국기독학생회 등은 지난달 서울 중구 청소년수련관 체육관에서 ‘2012 대선을 위한 민주시민 원탁회의 청바지 입고 와글와글 대통령(청와대)’을 열기도 했다.

기윤실은 특히 18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및 정책 평가를 위한 다양한 목록을 담아 ‘2012년 대통령 선거, 똑똑한 투표를 위한 체크리스트’ 책자를 만들어 지금까지 1만3000부를 배포했다. 이 체크리스트는 기윤실 홈페이지(cemk.org)에서도 다운받을 수 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