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스마트폰 ‘게임중독’ 어떡하나
입력 2012-12-07 18:12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가정에 있는 PC, 휴대용 노트북 등에서 3년 전부터 스마트 폰 보급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스마트 폰이 게임 중독의 온상이 되고 있다. 보급 대수 3000만대가 넘는 ‘손안의 컴퓨터’인 스마트 폰이 게임 중독의 패턴마저 바꾸고 있는 것이다.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 등 2000만건 이상 다운로드된 콘텐츠가 있고, 현재 150개의 모바일 게임 콘텐츠가 출시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이제 ‘게임=스마트 폰’ 시대가 뿌리내렸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스마트 폰 게임 중독률이 일반 인터넷 중독의 배 이상이라는 사실에서도 심각성을 잘 알 수 있다.
스마트 폰 게임은 무엇보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둔형 외톨이’를 양산한 과거의 컴퓨터 게임보다 더 큰 해악을 미친다. 따라서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자녀 교육의 노하우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청소년 자녀들에게 스마트 폰을 사줘야 하느냐 여부.
연세대 신학대학원 상담과 권수영 교수는 “무조건 막을 것이 아니라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가족들이 옆에서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교수는 코칭을 제안했다. 게임을 절제할 수 있는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코치를 하라는 것이다. 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지를 쓰게 하는 것으로 시간대별로 기록하다 보면 문제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며 “그러다 보면 스스로 조절능력이 생기고 부모도 효과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놀이미디어교육센터 권장희 소장의 생각은 약간 다르다. 권 소장은 중독의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절제할 수 없는 나이의 자녀들에게는 아예 소지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그는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쉽게 할 수 있으니까 더욱 충동적이 된다”며 “특히 요즘 유행하는 게임들은 게임 상대방과의 경쟁을 더욱 부추기는 까닭에 심성을 더욱 전투적이고 폭력적으로 몰고 간다”고 우려했다. 권 소장은 “이미 스마트 폰에 빠져 있다면 일단 사용을 중단한 다음 상담 등의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이는 알코올 중독을 치료할 때 술을 끊도록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게임에 중독되면 스스로 통제 불능 상태가 된다. 지나치게 감각적이 될 뿐 더러 게임 이외의 세상에는 무관심해진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게임 이외는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된다. 치료에 앞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어기준 소장은 게임 중독을 네 가지 유형으로 설명하며 그에 맞는 치료를 권했다. 네 유형은 순종형, 협상형, 소신형, 막가형이다. 순종형은 그만하라고 하면 바로 멈추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바른 사용습관을 갖도록 하고 중독예방교육만 하면 된다. 협상형은 ‘조금만 더’라며 협상하려든다. 이 경우는 경계선이다. 만약 부모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계속 더 하겠다고 우기면 상담을 받아야 된다. ‘제가 알아서 한다’는 중독 초기단계다. 우선 상담을 거친 다음 중독극복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화를 내는 경우는 막가형으로 상담은 물론 전문의의 임상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크리스천이라면 중독 치료에 있어 신앙,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권 소장은 “중독은 기본적으로 영적인 문제”라며 “사람은 뭔가를 향해 갈망하게 돼 있는데 하나님을 예배할 자들이 하나님을 예배하지 않고 다른 것을 예배하기 때문에 중독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므로 부모들은 아이들을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로 키울 것인지 쾌락을 예배하는 자로 키울 건지 결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권 교수는 “아이들이 토요일 밤에 게임을 많이 해 주일날 예배가 죽어가고 있다”며 “토요일 밤 9시부터 TV 컴퓨터 등을 끄고 산책을 한다거나 대화를 하는 등 가족들이 상호작용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