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2] 安 어떻게 돕나… 지지층 넓히고 명분 살리고 일석이조 ‘문재인 구하기’
입력 2012-12-06 21:38
고심 끝에 ‘문재인 구하기’에 전격 나선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후보는 야권 성향 부동층의 투표를 이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20∼30대 젊은층과 중도·무당파의 투표를 독려하는 맞춤형 선거운동이 예상된다. 안 전 후보는 7일 부산 남포동의 지하철 자갈치역 부근에서 민주통합당 문 후보와 공동 거리 유세에 나서기로 했다.
안 전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6일 “앞으로 일정이 빡빡해질 것”이라며 “전국 현장을 돌면서 지지를 호소하는 형식으로 선거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는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자” 또는 “젊은이들이여 새 정치를 위해 투표하자”는 식의 구호를 외칠 가능성이 크다. 투표율 높이기 운동은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면서도 문 후보 지원의 명분을 살릴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양측은 회동 직후 실무팀을 가동해 안 전 후보의 지원 방식에 관한 협의에 착수했다.
큰 틀에서는 문 후보와 유세 동선을 달리하며 독자적으로 전국을 누빌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는 사퇴 회견과 캠프 해단식에서 거듭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동선대위에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번화가나 시장 등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돌아다니는 ‘게릴라식 선거 지원’이 유력하다.
그러나 안 전 후보는 필요시 부산에서처럼 공동 유세를 하면서 효과 극대화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안 전 후보가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같은 날 남포동 일대를 찾을 예정이다.
안 전 후보가 TV 연설이나 광고에 출연하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 TV 연설원 등록 마감은 7일 오후 4시다.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위해 안 전 후보가 민주당 선거사무원으로 등록하거나 ‘안철수후원회’로 바꾼 서울 공평동 옛 캠프 사무실을 종로선거사무소로 등록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문 후보와 함께 움직이는 방법이 있고, 별도의 동선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며 “지역을 나누면 두 명의 후보가 동시에 움직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적으로는 보수층의 반란을 이끌어낼 수 있는 부산·울산·경남(PK)이나 중도층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주로 활약하리라 예상된다. 단일화 과정에서 실망감이 퍼진 광주 등 호남 지지층의 결속력을 다지는 행보도 적극 펼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남은 선거기간 수도권 득표 활동에 집중할 계획인 만큼 안 전 후보의 동선도 수도권에 집중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안 전 후보가 지역을 돌아다니게 되면 지난 9월 대선 출마 이후 전국에 조직해 놓은 지역포럼 네트워크들이 활발히 가동될 전망이다. 안 전 후보의 전폭적 지원은 선거전략 측면에서 문 후보가 ‘새 정치와 낡은 정치’ 혹은 ‘보수’ 대 ‘중도·진보’ 등으로 선거 구도를 짜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선거운동도 예상된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