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들 은퇴 후 생계대책 막막… 불안정·열악한 ‘나쁜 일자리’로 U턴
입력 2012-12-06 19:22
정년에 도달하기 시작한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나쁜 일자리’를 얻어 노동시장에 재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이후 생계대책 등에서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채 불안정하고 열악한 상태의 일자리로 경착륙하는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 ‘노령 근로빈곤층’이 양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안주엽 선임연구위원은 6일 발표한 ‘베이비붐 세대의 고용’ 보고서에서 “베이비붐 세대 가운데 초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고용사정이 좋지 않았던 2009년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8월 기준으로 55년생 저임금 근로자는 같은 연령의 임금 근로자 가운데 30.3%를 차지했다. 아직은 은퇴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상용직 중심의 괜찮은 일자리를 점유하고 있는 비중이 높은 것이다.
그러나 시간당 중위임금(전체 근로자의 임금소득을 금액 순으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에 있는 소득)의 3분의 1 미만을 받는 초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4.1%로 지난해 8월(3.2%)보다 늘었다.
특히 올해 8월 신규 취업자 중 초저임금 근로자는 10.8%로 전년 동월 대비 0.9% 포인트 늘었다. 지난 3월에는 신규 취업자 중 초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15.8%까지 치솟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고용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던 2009년 8월(5.1%)보다도 악화된 수치다.
안 위원은 올해 만 57세가 된 55년생을 대상으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 부가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선두주자 격인 55년생을 분석하면 향후 이 세대가 따라가게 될 밑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위원은 “향후 베이비붐 세대의 고용률은 이전 세대와 유사하게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라며 “노동력 부족을 예방하기 위해 베이비붐 세대의 노동시장 퇴장을 늦춰야 하고, 정년 연장 및 정년 후 재고용, 재취업 유인 등 현실적이고 내실 있는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