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2] 긴장한 새누리, 전략 急수정… 자제하던 ‘安 때리기’ 재개
입력 2012-12-06 21:42
무소속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가 6일 오후 전격적으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지원하겠다고 나서자 새누리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 측은 오전까지만 해도 선거 판세를 유리하게 보고 추세를 굳히려 했지만 불가피하게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새누리당은 당초 13일 남은 선거운동기간에 ‘민생정부’ ‘중산층 재건’ 등의 슬로건을 내세워 안 전 후보 지지층을 최대한 흡수할 방침이었다. 박 후보 유세 일정의 절반을 수도권에 집중시켜 중도·무당파 표심을 공략하려던 계획도 이런 맥락에서였다. 그러나 안 전 후보가 본격적으로 움직여 지지층을 끌어모을 경우에 대비해 최선의 전략을 새로 찾아야 하는 국면이 됐다.
일단은 여론 동향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조해진 선대위 공동대변인은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의 단독회동 소식이 전해진 직후 “현재로서 ‘안철수 효과’는 예측불가다. 하루 이틀 지켜보며 안 전 후보가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도울지, 그것을 국민이 어떻게 판단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반응했다.
하지만 선대위 차원에서는 두 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벌써 셈에 들어갔다. 안 전 후보의 사퇴로 민주당에 실망해 이탈했던 유권자들이 복귀할 경우 새누리당은 ‘집토끼 결집’으로 노선을 선회할 태세다.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수도권 공략이 더 이상 효과적 전략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원래 전통적 텃밭이었다가 흔들리는 부산·울산·경남(PK)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는 대구·경북(TK)의 투표율 끌어올리기 운동도 적극 전개할 예정이다. 반면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표심이 여전히 부동층에 머문다면 기존 전략 중심으로 ‘미래 대 과거’ 구도를 부각시키며 ‘굳히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된 뒤 중단했던 안 전 후보 비판도 재개됐다. 박 후보 측 선대위 관계자는 “이제부터는 마음 놓고 안 전 후보를 비난해도 된다. 그가 판세에 영향을 주기엔 이미 늦었다”고 했고 다른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피해 도망 다니다 대선 이후의 자기 정치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지원에 나섰다. 결국 스스로 ‘정치적 볼모’임을 입증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문 후보의 ‘집 앞 구걸정치’에 대한 안 전 후보의 ‘마지못한 적선정치’”라며 “선수(문 후보)가 부실하면 도우미(안 전 후보)가 목청이 쉬라고 응원해도 금메달은 불가능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유성열 유동근 기자 nukuva@kmib.co.kr